저녁무렵 섹스폰 소리
2004.02.12 by 한방울
그해 가을운동회
그리움을 아시나요?
시는 영혼의 음악입니다
한가함은 철학의 어머니입니다
섬으로의 여행
남으로 가는 기차여행
빗소리 따라가는 환장할 여행
여섯시 도심 퇴근길이 시작될 무렵 충무로에 난데없이 섹스폰 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 음악교실이 생겼나 싶어 사무실을 나서 간판 어디를 둘러봐도 댄스 학원도 통기타 학원도 없습니다 그런데 다시 들려오는 그 소리 따라가다 보니 한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이 섹스폰을 불며 거리를 걷습니다 종로..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28
어제는 청구초등학교 가을 운동회에 갔었드랬습니다 아들이 달리기에서 4등을 해서 낙담하고 있더군요 연습할 때는 2등이었는데 줄을 잘못 섰다고 투덜댑니다 하긴 줄서기는 매사 기본인 셈입니다 제가 아버지 달리기에 출전했습니다 아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말입니다 땅! 하는 소리와 함께 죽..
누군가 그립습니다 무엇인가에 사랑으로 집착하고 싶습니다 차운 날씨 소주잔처럼 스치는 초겨울 바람에 팥죽에 호떡을 넣어 먹던 중학교 때 학교 정문 앞 그 호떡집이 그립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늘 하나씩 더 챙겨주던 풀빵집, 그 빵과 아주머니의 사랑이 그립습니다 더 내려가면 고향 포구에서 ..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26
볼테르는 시란 영혼의 음악이라고 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시는 정을 뿌리로 하여 말을 싹으로 하여 소리를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한다고 했다. 시란 무엇인가? 시인이란 무엇인가? 요즈음 출근길에 시집 책장을 넘기며 온다 퇴근길도 마찬가지이다 최소한 10여 편을 읽는 셈이다 집에 처박아 ..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25
한가함은 철학의 어머니이다 (홉즈/영국의 철학자) 하루라는 작은 일생을 살면서 슬프고 괴롭고 기쁘고 감탄하기까지 한다 왜 사는냐 보다는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살것인가를 생각하는 사람일 수록 한가함을 찾는다 그래서 망중한이라는 말도 있었을 것이다 섬에서 2박3일 동안 섬사랑시인학교를 하..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22
이제 떠납니다 2박3일 일정의 통영 앞 바다 국도와 소매물도로 떠납니다 매년 행사 때마다 하루 전에는 가슴이 부풀었지만 이번엔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가 가는 지역이 집중호우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재민들에게 미안하고 또 배가 뜨기까지 기상이 좋아야 하는데 과연? 만일의 일에 대비해 만들어..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18
비만 오면 괜스레 마음 설레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왜인지 모를 일입니다 6일 오후 비 내리는 서울역에서 남녘행 호남선에 몸을 맡겼습니다 억수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어릴 적 화롯불 가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큰 고모 작은 고모 모여 앉아 군밤 혹은 군고구마를 굽던 장작불 보다 더 뜨거운 사랑을..
한정없이 환장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따라 오후 남녘행 열차를 타고 떠납니다 여성동아 취재를 위해 떠나는 것이지만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일은 영혼도 몸도 가벼워 좋습니다 열차는 더욱이 낭만이 있어 좋습니다 요즈음 비내리는 창을 바라보는 일이 흠뻑 젖어 삽니다 하행열차 안에서 빗줄기 쓸..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