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는 떠나고 싶다

 

나!

나는 누구인가?

바닷가에서 홀로 무엇을 찾고 있는지?
이 가을
가을 나그네는 무엇을 찾아 떠나는지?
서해 바닷가에서
파도는 밀려오는데
돌 속에서 낮게 낮게 살아가는
게와 고동의 삶을 바라본다

다시 파도가 오면
그 바닷물 아래서
이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썰물을 기다리는 것일까?

그들은 안다
밀물이 오고 나면
썰물이 온다는 사실을
그들은 스스로 떠나야 할 때
떠날줄 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자꾸 손을 안으로 접는데
바다는 비울 때를 안다
바다는 버릴 때를 안다
바다는 떠나야할 때
떠나줄을 안다

집착할 수록
더 큰 물보라로 부서지는 것이 파도라는 것을
이 바다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