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후기] 금강과 도봉산
주말에는 금강을 갔었드랬습니다
아주 순수한 시골 선생 시인과 동행했습니다
드너른 들판만큼 인심이 넉넉한 시골사람들은
집에서 담근 동동주라며 한잔씩 하고 가라 하더군요
얼큰한 동동주 한잔에 빠알간빛의 김치를 손가락에 감아 먹었을 때
아~~금강도 푸르게 푸르게 여유롭게 하늘따라 흘러갔었드랬습니다
공주 시내를 관통하는 금강은 도시 하천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러나 청양방향의 시골 마을을 관통한는 금강은
나룻배도 떠다니고
우리나라 4대강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아름다운 강의 모습을 지녔습니다
강둑을 걷던 시인은 그 나룻배에서
한동안 무언가를 쓰고 있었습니다
시상을 가다듬나 싶더군요
나중에 헤어지면서 그이가 에게 준 그 메모장에는
이녘의 대표작과 [박상건 시인에게 금강에서]라는 사인이 돼 있었습니다
조그만 판넬로 그분의 따스한 사랑을 오래도록 간직할 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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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만고산악회(회장 이성부시인)와 도봉산 종주를 했습니다
온통 푸른 잎들로 우거진 숲길과 황토길
그리고 중간중간 그만그만한 바윗덩어리들로 우거진 도봉산
맞은 편에는 비경을 자랑하는 북한산 인수봉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수도를 낀 도심에 이렇게 아름다운 산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고 하더군요
하기야 수없이 오른 산이지만 한번도 싫증을 느껴본 적이 없으니까요...
6시간 동안 이 산의 모든 줄기를 다 타고 내리리길 반복했습니다
땀에 젖은 몸만큼 세상은 아주 따뜻하게 가슴에 다가서고 있었드랬습니다
자연은 이토록 사람과 사람을 정으로 이어주는 마력이 있습니다
옹달샘(오봉약수터)에서 뒤에 온 산악인들에게 물 한컵 길어
내밀줄 아는 사람들
여러 산악인들이 중간 만남의 광장으로 삼는 곳이 이곳 약수터입니다
가뭄인데도 약수는 차갑고 특이한 맛을 내며 첨벙대고 있더군요
우리 일행도 이곳에서 도시락을 깠습니다
그리고 막걸리 한잔씩 돌렸습니다
독재정권 때 사람들은 이 숲에서 권력을 비판했다고 합니다
내려가면 유언비어 유포죄(긴급조치 9호) 잡아가두니
그이들은 산을 믿고 산사람을 믿고
대머리를 향해 이 씨발! 라고 했더랍니다
그리고 두어시간을 우이동 쪽을 향해 하산했습니다
도봉산은 설악산처럼 하산길도 오르락 내리락 길이라
수월한 등산코스는 아닙니다
이 길을 걷다보니 얼마전 17시간 동안 종주한 설악산 공룡능선이
치떨리게 떠오르더군요
아...다시는 설악을 오른가 봐라...했던.....
거의 다 내려선 마을어귀쯤 한 산장에서
시원한 맥주 퍼레이드를 했습니다 죽여 주더군요
2차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나무 그늘 래서 바베큐에 쇠주를 마십니다
치떨리는 애주가들입니다(항상 이성부시인이 유혹함ㅎㅎㅎㅎ)
하여간
연이틀 금강과 도봉산 정기가 한주간 큰 힘과 희망의 새싹으로 움트면서
제 온몸에는 푸른 엽록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