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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이 만난 사람] 인터뷰-낭만파 시인 영화감독 백학기

섬과 문학기행/시인을 찾아서

by 한방울 2017. 11.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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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을에 만난 낭만파 시인감독 백학기

시인 교사 기자 배우로 영화처럼 살아온 그의 두 편의 작품 개봉박두!

 

백학기 시인 감독. 20대에 썼던 시삼류극장에서 닥터지바고를작품에는 이녁의 스물넷을 예감하는 문장이 나온다. 그가 출연한 영화 <스물넷>의 복선이다. 이녁의 미래를 청년기에 이미 기록했던 셈.

 

그에게 아직 큰 행운은 오지 않았지만 중년에도 늘 청년기의 열정과 웃음과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난다. 표정과 눈빛, 패션 감각에 관해서는 감히 요즈음 압구정동 홍대거리 청춘들의 심미안을 능가한다. 그는 타고난 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고 지금도, 앞으로도 쭉,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인생이라고 믿는다.

    


 가을에 만난 사람-낭만파 영화감독 백학기


지금 그는 영화 <이화중선>을 제작 중이다. 내심 칸느 영화제의 화제작을 기대한다. 늦게 핀 꽃이고 열매인 탓에 이 시대의 함의와 작품성에서만은 분명, 폭죽이 터지길 행복하게 꿈꾼다. 판소리에 서편제와 동편제가 있다면 <이화중선>은 동편제에 해당된다. 모든 것이 새롭게 스며드는 시대의 삶과 예술 스토리이다.

 

입동이 지난 날, 그를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깊어가는 가을에 맞는 노래 한 곡을 들려주었다. 낭만가객 최백호 씨의 노래. 이 곡의 가사는 그의 시 <무창포>이다. 이 곡은 가을 낭만을 흠뻑 머금고 출렁이는 서해안 무창포에서 찍을 영화 <두 연인>의 주제음악이 될 예정이다.

 

결국 곧 개봉할 백학기 감독의 화제의 작은 장편 시대서사극 <이화중선>과 영화 <두 연인>인 셈이다.

 

그는 SNS에 유달리 마릴린 먼로의 사진을 자주 올린다. 마릴린 먼로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다. 마릴린 먼로 자료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을 다녀올 정도. 그는 현재 마릴린 먼로 다큐멘터리 제작과 <나는 마릴린 먼로다>라는 제목의 평전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유년시절에 처음으로 느꼈던 여성의 정체성, 생명성, 아름다움, 자유, 열정에 대한 감동은 티라미슈처럼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준 달콤한 열정이자 동력이었죠...”

 


마릴린 먼로. 백학기 감독은 마를린 먼로 영화제위원회 위원장이다.





시인 영화감독 백학기

 



그렇게 그를 영원한 청년으로 살아가게 한 마를린 먼로. 그가 그녀의 사후 55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제를 연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마릴린 먼로 영화제를 열었고 영화제위원회 위원장이었다.

 

백학기. 그가 살아온 날 그 자체가 그대로 시이고 소설이고 영화다. 그는 영어교사에서, 기자로, 배우로 '7년마다' 한 번씩 직업 바꿨다. 늘 새로움을 좆아 기쁨을 즐기고 희망을 찾아 가는 삶을 행복으로 생각한다. 그의 삶은 그래서 그대로 행복의 여정이다. "누구는 누구는 살면서 그만한 사랑과 환희가/찾아오지 않겠느냐고 강물은/말없이 흐를 것이지만"

 

그렇게 이순이라는 강물 속으로 젖어가는 백학기 시인 감독. 그는 등단 30년 만에 그동안 시집 3권을 한데 묶은 시전집 <가슴에 남아 있는 미처 하지 못한 말>(도서출판 더클)을 펴내기도 했다. 문단 데뷔 35, 첫 시집을 낸 지 30년만의 일이었다.

 

학창시절 수많은 백일장 대회를 휩쓴 글 솜씨며 '영화광'이라는 별명을 내내 달고 다녔다. 2 때 처음으로 접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는 그가 열 번도 넘게 본 영화. 대학시절부터 그는 개봉 첫날 첫 시간 영화를 보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

 

그렇게 많은 날들이 가고...1999년 야간대학원과 연기학원에서 영화실기를 익혔다. 발성법, 표정, 무대동작 등을 배우며 어느새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급기야 불쑥 사직서를 냈다. 박철수아카데미 연출 1, 영화 <스물넷>으로 충무로 데뷔했다. <녹색의자> <> <프락치> <야수> <오프로드> <은어> <탱고>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한중합작드라마 <오성대반점>(32부작) 조연배우로 캐스팅된 후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했다. 한중드라마 <너는 내 운명> 부감독, <천국까지 99마일> <흰 자작나무숲의 시간> 시나리오를 집필하더니 마침내 <체어2014> <완전한 인생>의 감독을 맡았다. 여기에 전주영상위 아시아영화유치단장, 전주영상위 운영위원, 무주산골영화제 부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제 이순의 문턱에서 선 백학기. 삶도 사랑도 무르익을 대로 익은 만큼 개봉을 앞둔 영화의 콘텐츠에 이목이 쏠린다. 그렇게 화려한 영화의 막이 오르고 그의 지난한 이력도 동그랗게 한 편의 영화처럼 갈무리될 것이다


글: 박상건(시인)


* 이 글은 <데일리스포츠한국>에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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