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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날, 그 바다가 그립고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by 한방울 2008. 3. 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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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리네요
밀린 업무 탓에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하는데

거실에 있는 몇 개의 꽃과 나무들이
내 눈길을 잡아 끄네요

그간 시든 꽃잎들이 되살아나고
죽은 듯 아쉬움이 많던
그 나무들에도 새잎이 돋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무가 죽은 것이 아니라
봄을 기둘렸음을,
이제야 알고는 얼마나 기쁘던지요

내가 잘못 키운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나무에 대해 너무 몰랐던 거지요
영양제를 꽂고
곧 그들은 생기난 얼굴로 조우할 수 있기를 바라며
사무실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낙서를 합니다

창에 흘러 내리는 물줄기처럼
그냥 그대로 끄적끄적...

빗줄기는 사선으로 긋지만
제 길을 만들며 흘러가지요
뜨거운 날 빛나는 시선을 받던
그 자리에 자욱한 먼지를
온몸으로 끌고
낙화하지요

흘러서
낙하하기에 아름다운 꽃이
어쩜 빗줄기가 아닐까요

아무튼
봄비가 사색의 공간을 흔들며
하염없이 내리네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가정에도 봄을 맞아
봄비처럼
좋은 일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간들을 갈망하는
아름다운 시간의 첫걸음이기를 바랍니다

저는 4월 5일 2박3일 일정으로
전라남도 진도 조도 여행을 떠납니다
새로운 물결 위에
내 자신을 바라보고 오려 합니다

조도에는 70개 섬이 있습니다
섬을 일주하고
맹골도 주변에서 낚시를 하다 오려 합니다

봄이네요
여러분도 이제 떠나 보시죠
봄이 우리를 부르고 있네요

도시의 섬처럼 사시지 마시고
바다의 섬처럼 흔들리며
사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가정에 늘 행복이 파도치길 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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