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2004.02.12 by 한방울
백혈병로 드러누운 아내 병상앞 시인의 눈물
번뇌를 털고 가을로 걸어가기
이사가는 날의 속울음
저녁무렵 섹스폰 소리
그해 가을운동회
그리움을 아시나요?
시는 영혼의 음악입니다
유난히 높은 가을 하늘, 낙엽이 포물선을 그으며 떨어진다. 아직 가지에 매달린 잎들은 먼저 간 낙엽들을 향해 부지런히 손을 흔든다. 흡사 천진난만한 조무래기들이 무어라 소리치고 손뼉치는 모습 같다. 도심에서 수북한 낙엽 밟는 일은 의외의 축복이다. 미화원 아저씨의 부지런한 빗질이 스치기 전..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41
송수권 시인, "병상의 아내가 죽으면 절필할 것" - 백혈병 앓은 아내 곁의 가난한 시인의 눈물과 통곡 송수권 시인. 그가 백혈병으로 시름하는 아내에게 피도 돈도 될 수 없는 '가난한 시인'이라 는 현실 앞에서 결국은 아내가 죽으면 절필을 선언하겠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현재 섬 진강변 염창마..
섬과 문학기행/시인을 찾아서 2004. 2. 12. 11:41
태풍 매미가 북상하여 온 세상이 달디단 한가위 맛을 쓴맛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저는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연사흘 텅 빈 가슴에 번뇌만 쌓이는 나날이었드랬습니다. 내려가도 번뇌, 가지 않아도 번뇌인 것을 알면서도 늘 이런 일을 되풀이하고 나면 불효라는 자..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40
섬이 좋아서 섬을 찾아가고 그것을 글로 만들어 보고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보고 그렇게 살면서 돈 안 되는 섬문화연구소를 꾸려온 지 4년째를 접어들었습니다. 돈이 안되어도 섬을 찾아가고 섬을 좋아하는 시인들과 어우러져 시를 짓고 시를 낭송하고 포구에서 물고기도 잡고 나부끼는 여객선 깃발에 ..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39
여섯시 도심 퇴근길이 시작될 무렵 충무로에 난데없이 섹스폰 소리가 들려옵니다 무슨 음악교실이 생겼나 싶어 사무실을 나서 간판 어디를 둘러봐도 댄스 학원도 통기타 학원도 없습니다 그런데 다시 들려오는 그 소리 따라가다 보니 한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이 섹스폰을 불며 거리를 걷습니다 종로..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28
어제는 청구초등학교 가을 운동회에 갔었드랬습니다 아들이 달리기에서 4등을 해서 낙담하고 있더군요 연습할 때는 2등이었는데 줄을 잘못 섰다고 투덜댑니다 하긴 줄서기는 매사 기본인 셈입니다 제가 아버지 달리기에 출전했습니다 아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말입니다 땅! 하는 소리와 함께 죽..
누군가 그립습니다 무엇인가에 사랑으로 집착하고 싶습니다 차운 날씨 소주잔처럼 스치는 초겨울 바람에 팥죽에 호떡을 넣어 먹던 중학교 때 학교 정문 앞 그 호떡집이 그립습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늘 하나씩 더 챙겨주던 풀빵집, 그 빵과 아주머니의 사랑이 그립습니다 더 내려가면 고향 포구에서 ..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26
볼테르는 시란 영혼의 음악이라고 했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시는 정을 뿌리로 하여 말을 싹으로 하여 소리를 꽃으로 하고 의미를 열매로 한다고 했다. 시란 무엇인가? 시인이란 무엇인가? 요즈음 출근길에 시집 책장을 넘기며 온다 퇴근길도 마찬가지이다 최소한 10여 편을 읽는 셈이다 집에 처박아 ..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2004. 2. 12. 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