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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여행과 미디어/여행길 만난 인연

by 한방울 2004. 8. 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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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참으로 정신없는 여름이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구나
처서라네 k!

더운 여름
덥다~덥다 하면서
견뎌온 여름이고 보면
어른들 하는 말씀 다 맞는 것 같다
세상 억장 무너지게 살아도 죽으란 법은 없다는....

k!
그렇게 가을이 왔다
여름 내내 많은 섬들을 다녔지
그 고독한 섬에서 많은 것들을 깨달았지
그만큼 내 마음도 깊어졌지...
푸른 바다
검푸른 바다
검붉은 바다
바다도 수많은 빛깔을 갖고 산다

K!
그러나 먼 남해바다 무인도 백도를 잊지 못할걸세
검붉은 바다, 그 수평선에 36개 갯바위로 이루어진 그 섬
깎아지른 절벽에서 나무가 살고
새가 살고...
외로운 것들은 외로운 것들끼리 무릴 지어 살더구먼
그게 고독의 참맛이 아닐까~~~

K!
며칠 전 금일도로 가는 길목에서 태풍 메기를 만났다네
주의보가 해제되길 기다리다가
결국 여관방에서 하룻밤 묵고 다시 서울로 왔지만
미치게 뒤집어지던 그 포구의 파도...
그 바다 정말 잊지 못할걸세
세상은 한번쯤 저렇게 뒤집어 보고 볼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먼

K!
어찌 지내는가?
여름은 가고
가을은 오고 있네
하는 일 잘 되길 바라고
적적할 때 우리 한잔 하세나

그리고
내가 다니던 섬 이야기를 묶어
계간 섬을 냈다네
작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책이라네
언제 연락 주게나 보내드림세

또 연락 하세나 K!
난 잠시 또 섬으로 떠날걸세
그대도 어디론가 떠날 계획은 없는가?
하긴 가을이 오니 바빠질걸세
들판도...캠퍼스도 분주하겠구먼
가을은 시원한 바람만큼이나
또 다시 모두가 바빠지는 계절인가 보내 그려

그러나
차분하게 살길 바라네
낙엽지는 늦가을쯤에서 후회없는 걸음걸이이길 바라네
첫눈이 온다고 조금해 하지 않길 바라네
떨어지는 낙엽 앞에서 인생의 아름다운 황금빛을 발견하는
그렇게 안으로 살찌고
아름다운 사색의 길을 걷는 

그대이길 바라네

 

그럼 다음에 또 보세나...


동백숲, 박상건,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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