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상징 영도등대 새롭게 단장 재점등 ‘팡파르’
해수장관 문화예술인 등 참석, 환상적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국내 유명 관광지 부산 태종대에 위치한 영도등대가 해양관광 명소로 거듭나 지난 4일 장승우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 문화예술인 시민 대표 등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재점등식을 갖고 팡파르를 울렸다. 휴가철을 찾아 피서 인파까지 몰려들어 함께 여흥을 즐기고 등대 아래서 식사를 하며 시원스럽게 설계된 건축물과 바로 앞 바다를 유영하는 해상보트며 유람선 그리고 각종 어선들 항해와 어우러져 기념식은 축제 한마당으로 치러졌다.
영도등대는 1907년 12월에 설치되어 100년 가까이 운영되어 왔으나, 시설물이 노후하고 자살바위 등 깎아지른 절벽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3년 전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상공모를 실시, 해양수산부가 4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3년 6개월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번에 새로 태어난 영도등대는 산비탈 길을 그대로 이용하여 오솔길을 산책하는 느낌과 바닷가를 거닐며 드넓은 해양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공법을 사용했고 길목마다 건축적 조형미와 인간의 여유로움을 주는 배색과 건축 공간 마련으로 마치 미술관을 거니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이처럼 “자연과 건축”, “건축과 자연”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고 건물의 안팎과 옥상까지 실제 시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감상하는 바닷가 전망대로 활용케 조경을 했다. 특히 등대 전망대에 올라 일본 대마도까지 관측할 수 있는 바다 전망대를 등대 꼭대기에 설치해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영도 등대의 고유 기능이랄 수 있는 해양관련 문화를 소개하는 해양 미술, 사진, 조각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 “씨앤씨”(See & Sea)와 해양관련 도서를 열람 및 대여할 수 있는 해양도서실, 해양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정보이용실을 갖추고 있다. 첫날부터 방문객들에 최고 인기 장소로 각광받았던 곳은 이 정보이용실이었다. 해변에서 무료 피시방을 드나들듯 가족들은 시원한 에어콘이 나오는 정보방에서 인터넷을 즐기고 바로 옆에 책꽂이에 비치된 책들을 읽는 모습들이었다. 나무계단과 옥상에서는 도시락을 먹는 풍경도 보였다. 저마다 정말 환상적이라는 의견이었다. 이밖에 해양입체영화관, 해양학습을 위한 세미나룸을 갖춰 모든 시민에게 공개 활용토록 했다.
이곳에서 달팽이계단으로 이름붙인 꼬브랑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갯바위와 태종대 해변으로 이어지는데 등대 주변의 파식대, 태종바위, 공룡발자국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연 유적지와 관련 우리나라 최초 공룡화석 발견자인 김항묵교수가 그간 수집한 공룡 및 자연화석을 전시하는 자연사 전시관도 설치되어 있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툭 트인 바다. 선창에서는 자갈치 시장, 오륙도, 부산항 등을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을 탈수 있고 몽돌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거나 해녀들이 갓 잡아온 해삼과 멍게 등을 파라솔 아래 야외 횟집에서 맛볼 수도 있다.
영도 등대 관람 코스의 첫 포인트는 해양수산부가 “영도등대 해양문화공간” 준공 기념으로 심은 소나무 한 그루를 지나 마주친 “무한의 빛”이라는 웅장하면서 세련된 조각 작품이다. 넓은 바다를 향해 뛰어가는 표상이나 나래짓을 학 모양새 같기도 하고 출항의 뱃머리 같기도 하는 등 무한한 빛과 등대의 이상을 담은 이 조각상은 보는 이의 시각에 다채로운 모습을 띠고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등대 미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해안가 진입로 부분에서 만나는 “뱃길을 인도하는 인어상”의 모습도 가경이다. 이러한 미술의 매력을 한껏 살리고 있는 영도 등대는 현재 개관 기념전인 “비우다 - 바다”를 갤러리에서 전시중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개관식에서는 기념식수, 갤러리 오픈 컷팅, 조형물 제막식, 부산 영도구청의 45인조 청소년오케스트라의 공연과 점등식이 이어졌으며 타 지역 시민들에게도 보다 많은 혜택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오는 14일부터는 2박3일간에 걸친 “제7회 섬사랑시인학교 영도등대 여름캠프”를 시작으로 “바다와 예술, 낭만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해양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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