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길 잃은 등대지기
by 한방울 2004. 7. 16. 15:55
길 잃은 등대지기 - 박상건
길 잃은 등대지기 박 상 건 스물여섯 살에 칠발도 등대지기가 되었다 풀독 온몸에 올라 고요한 초원에 병들던 인연 마음의 거울처럼 밤낮으로 닦던 축전지가 터져 한쪽 눈을 잃은 등대지기 유일한 섬의 친구인 새들도 길을 잃어 등대 아래서 세상을 뜨곤 했다 새들의 이별도 이별이지만 고장 난 발전기를 돌리다가 한쪽 손가락 또 잃은 등대지기 뭍으로 가도 천상 섬이라던 등대지기가 떠난 그곳이 섬인가 그가 머문 그곳이 천상 섬이런가 괭이갈매기 고장 난 등대 위를 맴돌고 바닷길 밝히던 등대지기는 지금 한쪽 눈으로 횡단보도를 걷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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