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완도에서 다시 사선을 타고 고향 가는 고마도 섬사람들(위), 고향집 장독대(아래)
연어가 모천을 찾아가듯이
서울에서 방방곡곡으로 이어질 긴 차량행렬
차창 밖으로 고향을 그리며 가는
기나긴 객지의 혈육들이
한장 낙엽처럼 스치우는 설날입니다
그것이 우리네 설날 풍경
우리네 고향집 풍경이이죠
아궁이에 장작불 지피며
손주녀석들 하룻밤 묵을 아랫목을 데피는
그 모천을 찾아 행복한 귀성길이길 바랄뿐입니다
그나마 섬에서 다시
작은 섬으로 가는 사람들은
기상예보에 가슴 졸이며
섬마을에서 오가는 작은 배들을 타고
고향집을 찾아가곤 했지요
설이 오면
그런 섬사람들의 고향 나들이가 그려집니다
고향집에 오래도록
우리네 그리움처럼 익혀둔
장독대가 있지요
저 장독 안에 어머님과 고모네들이
매주 삶아 담근 된장이 담겨있고
간장이 검게 자리잡고
저녁에 먹다 남은 식은 밀죽 놔두는 곳이었는데
다음날 아침 식은 밀죽이 참 맛있었드랬습니다
장독대 옆에 장두감나무가 있었는데
아직 설 익어 된장 풀어 담가두면
이삼일이면 익곤했습니다
또한 장독대 앞에는 샘물이 있었고
뒷편으로 나무를 쌓아두는 곳
그리고 건너편에 텃밭이
있습니다
그 텃밭 가로질러 신작로가 있는데
서울간 아들 딸 고대하는 부모님들은
시골버스 오가는 모습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곤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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