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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섬

섬과 문학기행/시가 있는 풍경

by 한방울 2004. 2. 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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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섬


/박상건



전생에 무슨 인연 있었을까
동백꽃 피고 지며 그리움 깊은 바다에
두 개의 섬 나란히 어깨 곁고 있다


조약돌 파도에게 씻겨 마음 다스리고
파도는 제 가슴 울려 하얀 포말을 흔든다
터지는 함성 참깨처럼 흩날리는 햇살들


이제는 행진이다
하늘엔 갈매기, 바다엔 부표(浮漂)들
더 이상 떠돌지도 흔들리지도 말자
눈보라 속 꿈꾸는 복수초(福壽草)처럼
섬 기슭 동백꽃 생꽃 모감지로 떨어져도 이 악물고 살자


산다는 건 두 가슴이 한 마음으로 집을 짓는 것
하 맑은 한려해상 한결같이 출렁이는 섬
오늘도 두 섬 의초롭게 어깨 겯고 있다.



**
박상건 시집 [포구의 아침 / 책 만드는 집]중에서

주문한 책이 도착을 했다기에
한달음에 뛰어가 받아온 예쁜 시집

한 가운데에 있어서
얼른 골라져 읽힌 詩였지만
온 몸으로 부딪는 언어들에
잠시 혼비백산해 봅니다.


류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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