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요며칠은 참 이상한 날이었습니다
외롭기도 하고
전날 술에 찌들려 원고마감마저 넘기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었습니다
[마음도 한자리에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는/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
간다는
詩句만이 머리가득 맴돌고 있었드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뜻하지 않게 김시인님께서 격려 전화를 걸어오더니
오늘은 선생님께서 그런 기쁨의 전화를 주셨습니다
까마득한 후배 시인에게
한동안 올라 봐야 할 60년대 대선배 시인께서
우리 물이 팍 달아 올랐을 때
이해가 가기 전에
인사동에서 밥 한끼나 먹자는 말씀...
선생님은 역시 사랑의 시인입니다
저는 진종일 행복에 겨웠답니다
선생님!
그 날 詩 속에서만 생각해오던 사랑 혹은
만남의 노래들이
그날 선생님의 고운 미소와 젊은끼에
그만 자즈러질 지경이었답니다
아직도 긴 머리에 고운 얼굴
그래서 詩도 앳되고 평화스러지는 것일까요
그래서 사는 일도 그렇게 소녀티로 가는구나 싶었지요
그렇게 곱게 늙어가는 선생님모습 참 사랑스럽습니다
좋은 시 그렇게 많이 쓰십시요
저는 오래도록 사랑할랍니다
조만간
선생님 말씀처럼 사랑도 뜨거워질때 만나야지요
갑자기 어느날 전화를 해서 만나고 싶군요
저의 만남을 기둘려 보세요
가슴이 더욱 뜨거워지는 날
아무 때나 전화 드리렵니다
저두 무지하게 성생님의 가슴이 기둘려집니다
키 큰 남자를 보면 어깨에 기대고 싶다던...
저는 선생님을 보면 가슴에 이마를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