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일근 최영철 배한봉 시인이 상경하면서 시작된
5일간의 화려한(?) 외출이었습니다
평소 너무나 좋아하던 시인들이었던지라
마음이 맞으면 어디로 튈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첫날밤 호텔에서 무지하게 많이 마시고 노가리를 풀었드랬습니다
며칠 후 최 시인님은 저에게 "박시인은 돌고래"라 했습니다
아내에겐 오늘부터 여행길에 나선다고 말하고 아침 현관문을 나섰던
터였습니다
양말 네켤레와 양치질 준비, 그리고 휴대폰 밧데리 그리고
틈틈이 습작시를 볼 양으로 가방은 빵방하게 떠났드랬습니다
그러나 한번도 습작시를 손질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내는 시나브로 전화가 왔지만 모두 믿을 수 있는 분이어서인지
"아직도 서울이냐?"고만 묻더군요
말일이 곁친 28일는 동행 시인분들도 독자와의 대화, 한 출판사에서 편집회의...나는 은행으로 섬 사무실로 분주했었드랬습니다
이 분들을 시골시인으로만 생각하다가는 큰 일 지경이었습니다
시테크 전문가들인지라 시간을 어찌나 많이 많이 쪼개쓰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지 마시는 것도 동행하는 것도 어지간해서는 녹초가 되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입담도 대단들 하십니다
28일 지방으로 가서
은현리에 도착했습니다
은현리는 늘 포근합니다
하룻밤을 보내고
[여성동아] 4월호에 나갈 정일근 시인님 집필실 촬영을 하기로 돼 있는데
묘하게 해가 뜨지 않아 다음으로 미루고 섬진강으로 떠났습니다
섬진강에서는 참 순수한 시인들 20여명이
송수권 시인 집필실인 오초장에 모였드랬습니다
밤을 지새우며 고로쇠 물을 마시고 염소고리를 먹으며 한잔씩 돌렸드랬습니다
문단권력을 질타하는 목소리에서 글쓰는 사람들의 자세와 동지애 같은 것이 진하게 묻어난 자리였습니다
뒷풀이....날밤새우며 화투를 친 부류도 있었드랬습니다
순수시를 쓰는 사람들이 왜 그리 화투치기도 잘하는지
앞으로 그분들이 살길이 더 많음으로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침이 밝았습니다
우리는 섬진강으로 나가 물안개 차오르는 강변에서 산책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상쾌한 강바람을 맞으며 더불어 거닐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묶인 나룻배를 풀어 삿대질을 하며 강물을 저어보았습니다
정일근 시인님과 나태주 선생님이 손수 사진도 찍어 주었습니다
마음이 강물처럼 깊은 서정시인들이십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큰 영광이요 잊지못할 추억거리인 셈입니다
우선 보시고 싶은 분들은 다운재(WWW.ULSAN21.COM)에 가셔서 보실 수 있습니다(어느 메뉴에 있는지는 알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모두 보물찾기 하듯이 샅샅이 뒤져 보십시요. 그렇게 그 사이트와 친해져 보십시요ㅎㅎㅎㅎㅎ)
아침은 매운탕으로 먹었습니다
식사후에는 性과의 대화가 聖스럽게 진행됐습니다
누가 가장 야하게 말했는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저는 입 꽉 다물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ㅎㅎㅎㅎ
그렇게 자유분방하고 아름다운 자리였습니다
각자 공주로 서울로 청주로 광주로 목포로 창원으로 떠나가고
부산의 최영철 시인님 부부(형수님은 조명숙 소설가입니다), 울산 두목 정일근 시인님, 우포늪 주인장 배한봉 시인, 제주 정군칠 시인님, 토지문학제를 운영해오고 있는 최영욱 시인님이랑 매화마을을 갔드랬습니다
하~~정말 죽여주더군요
매화동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의 아늑함
매화꽃과 섬진강을 배경으로 많은 사진을 찍었드랬습니다
맛보기 사진은 역시 다운재에 있습니다
점심을 여여식당에서 재첩국으로 먹고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저는 진주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탔는데
늘 그렇듯이 내 친구 배한봉 시인이 태워다 주었습니다
바로 비행기가 출발 전이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늘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진주노선은 서해 섬들을 구경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나 이날은 5일간의 피로가 몰려들면서 탑승하자 잠에 떨어졌습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니 김포공항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더군요
아차차....
제 옆자리에는 말이죠.... 비구니가 타고 있었드랬습니다
고단한 고행처럼 그 무엇에 지친 여정을 읽을 수 있었드랬습니다
그 분도 푹 잤드랬습니다
제가 김포공항 다 왔다고 깨우니 부끄러웠던지 총총 걸음으로 출구 쪽으로 사라졌드랬습니다
그런 5일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지금 섬진강에는 매화꽃이 가경입니다
다음주 쯤에는 절정에 이릅니다
저는 23일 토요일 지역문학인회 창립총회를 앞두고
다시 섬진강으로 갑니다
동행자가 있다면 연락 바랍니다
봄날 섬진강 여행은 여러분에게 큰 기쁨과 행복을 드릴 것입니다
그렇게
참 의미있는 5일간의 외출이었습니다
피에쑤~~
그동안 주인장 없는 이 사이트를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