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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쓴 일기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by 한방울 2002. 11.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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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새벽
밖은 찬바람에 낙엽 구르는 소리뿐이다

홈피 배경 음악으로 나오는
즉흥 환상곡을 듣다가
창밖을 바라보다가
무한천공으로 쏟아질 것만 같은
흰눈같은 예감을 만난다

언제고 이리 고요히 살 수만 있다면
묵묵히 서 있다가
이따금
바람에 내 마음 실어서 말하고
살며시 한 세상 한바퀴 뒹굴고 일어서며
무언가 한마디 던지고
대답 들을 새 없이 여백으로 사라지는
저 낙엽처럼

이녁을 던지면서
뒹굴며 번뇌를 풀어내는 낙엽처럼
이 한세상 눕고 뒹굴수만 있다면 좋으련

새벽이다
이제는 자야할 시간이다
내가 일어나기 전에 새벽은 머리맡에 와 있을 터이다
새벽이 오는 길에
내 머리를 뉘여야겠다

새벽 3시에
일기를 대신해
가로등 불빛처럼 졸리우는
두 동공의
한방울이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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