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스럽디 억지스런 느낌. 맞지도 않는 것들 간의 향연(饗宴)이랄까. 수풀 저 너머로 보이는 콘크리트 쪼가리 아래 인간이 만들어 놓은 억지스런 조성물을 보며 매스꺼움을 느낀다.
도시환경 속에서 생물,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는 생태공원. 인간이 자연에게 하는 또 다른 거짓말. 레니 리펜슈탈 ‘의지의 승리’에 나오는 히틀러같이 오만한 콘크리트 쪼가리들이 기분 나쁘게 쪼아본다. 내려다본다.
나는 우매한 군중. 거짓을 알고 있지만 그 거짓 안에서 살고 있는 나 역시 멍청하게 서 있는 그들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이 만든 감옥에서 용기 없는 소시민은 이리 글만 쓸 뿐.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부자연스러움을 자연스럽게 보고, 자연스런 것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눈을 잃었다. 아니 멀었다.
4대강 정비사업,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 지금도 인간은 자연(自然)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을 ‘인위적인 부자연스러움’으로 바꾸려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그 행위에서 오는 부조화의 결과를 우리는 봐왔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근원 모를 미안함에 몇 글자 적어본다.
☞ 한국잡지협회 잡지교육원에서 3개월 과정의 취재기자 과정을 밟고 있는 45명의 수강생들이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에서 글쓰기 시간을 가졌다. 그 가운데 가장 좋은 글로 선정된 글이다. 교육생 서인호 씨는 지금까지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오면 주목받았다. 마침내 그가 자연에서 밀려드는 그 어떤 필을 받았던 것일까? 참 좋은 글이다. 철학적이고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3박자가 잘 어우러진 글이다. '매스꺼움'이라는 단어가 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지만...좋은 잡지사에서 훌륭한 기자로 대성하길 바랍니다.
글쓰기 지도: 박상건(시인. 언론학박사. 미디어 글쓰기, 미디어글쓰기와 취재방법론, 기사작성실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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