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진종일 비가 내렸다
요즘 마음이 그리 편치가 않다
그냥 우울???? 사춘기 말기적 현상???
한의원 침 맞으러 다니며 내 나이를 확인해본다
모든 것이 현실을 인정하게 하는 장년....
이런저런 생각하던 차에
고등학교 친구 전화가 왔다
오랜동안 우울증을 앓는 친구인데
자녀 문제에 사업에 그도 답답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점심 같이 먹기로 하고 만났다
"뭘 먹을래?" 라고 물으니
"아야, 나는 막걸리나 한잔 할란다"
한 때 반주 좋아했는데 나도...
그러나 점심 때 술 안마시기로한 지 10여년이 흘렀다
그런 그에게 순대국집을 권했고
나도 한잔은 부딪쳤다
녀석은 어느새 막걸리 3병을 마셨다
식사 후 커피집으로 옮겼다
냉커피를 마시며 술기운을 깨게 할 요량이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저녁무렵...
비는 더욱 세차게 내리고...
한 회사 고위간부인 친구녀석이
"뭣 하냐?" 짧은 문자가 왔다
이 시간에 뭣하냐고? 비오는 이 시간에...
그 문자가 기다리는 응답은 뻔했다
" 이쪽으로 오니라"
나는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신사역에서 만나기로 한 후배에게 양해를 구하고
만나는 사람을 급히 바꿨다
동창 친구로....
희안하게도
녀석도 순대국에 소주 마시고 싶다고 했다
나는 점심 때 그 집으로 갔다
두끼를 순대국으로 ㅎㅎㅎ
추가로 족발도 시켰다
배가 부르다...안주를 남겼다...
안주키핑해주세요~안주 키핑하기는 처음이다...세상에..
2차는 바로 그 가게 앞 생맥주집으로 갔다
그는 이미 횡설수설이다...
많이 힘든가 보다..술에 지는 것을 보니...쩝ㅠ.
그래
우리는 장년이니까...
힘들 나이다....
그러나 그만큼 친구 사이는 무르익어갔다
우정은 더욱 깊어갔다....
말 없이 너와 나 사이로 흐르는 그 묵언과 적멸의 시간
묘하게 두 동창을 만난 어제는
진종일 비가 내렸다....
진종일 비가 내렸다....
진정일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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