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에서 일몰을 맞으며 찌든 일상을 털어내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내달리는 파도처럼 수평선을 바라보며 삶을 반추하는 일, 이것이 섬 여행의 극치가 아닐까. 그 수평선 위로 해가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풀무질하는 모습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읽는다. 물론 지는 해는 영원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내일 다시 떠오를 해라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석모도로 가는 길은 갈매기 떼가 동행한다. 쾌속선이 아닌 도선(철부선)이 갖는 느림의 미학 때문에 가능한 풍경이다. 그 느림 탓에 갈매기들이 어깨를 나란히 겨누며 앞서거니 뒷 서거니 반복하며, 여행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 등 과자 부스러기를 받아먹으며 여행자와 함께 유유자적한다.
그렇게 여객선이 당도한 석포리 선착장. 사람이 붐비지 않고 가장 시골스러운 선착장이다. 강화도에서 건너올 때 가장 짧은 항로이다. 이곳에서 조금 올라서면 보문사 방향으로 향하는 ‘전득이’고개가 있다. 푸른 바다와 들녘 그리고 눈부신 염전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 포인트이다.
서해 3대낙조 중 하나인 석모도 일몰과 정겨운 어촌풍경
이 고개에서 서쪽 방향으로 가면 석모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이 나온다. 폭 50m 길이 1㎞가 조금 넘어 보이는 민머루해수욕장. 드넓은 갯벌이 장관이다. 바닷가에 펜션 등 휴양지와 생태교육장이 갖춰져 있다. 이곳 갯벌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저어새 서식지이기도하다. 석모도는 영화 ‘시월애’ 촬영 섬이었고 뻘강을 걷던 장면이 압권이던 ‘취화선’을 촬영지였으며 드라마 ‘종이학’ 촬영지이기도 했다.
석모도 해변은 모래밭과 갯벌이 잘 어우러져 있다. 맨발로 걸으면서 부드러운 감촉을 느낄 수 있다. 물이 빠지면 연인과 가족들은 수 십 만평의 바다에서 게와 대합, 상합을 잡는다.
석모도 갯벌은 단위면적당 미생물의 개체수가 서해안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갯벌에는 농게, 칠게, 달랑게, 갯지렁이, 민챙이, 서해비단고동, 소라, 낙지, 모시조개, 동죽, 짱뚱어 등이 수많은 생물이 서식한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는 생태관광지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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