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은 지하철을 통한 편리한 교통과 전망이 함께 어우러져 도심 속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무엇보다 한강 중상류라 물이 깨끗해 윈드서핑뿐 아니라 수상스키, 래프팅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주말이면 뚝섬 윈드서핑장은 여느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대학에서 개설한 원드서핑 강좌가 활발하다. 국민대 체육학과 교수이자 원드서핑 전문가인 우승주 씨(41세)는 “윈드서핑은 하루만 배우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 한강 뚝섬지구 윈드서핑장. ⓒ박상건 |
|
|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
▲ 단체로 즐기는 한강 수상스포츠. ⓒ박상건 |
|
|
윈드서핑은 판(board)과 돛(sail)을 도구로 바람을 이용해 즐기는 수상스포츠다. 판과 돛의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일반인, 남자와 여자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한성희 씨(24세)는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는 여자가 남자보다 판 위에서 중심 잡는 게 쉽고 바람 방향을 세밀하게 느끼는 섬세함을 겸비하고 있어 윈드서핑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여자도 손쉽게 윈드서핑을 배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는 로버트 씨(23세)는 “멋진 한강에서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타는 윈드서핑은 참 재미있다. 미국에서도 배워보지 못한 것을 한국 친구들과 배울 수 있어 좋다”라는 말로 뚝섬에서의 윈드서핑 체험을 극찬했다.
윈드서핑은 개인보다 단체로 배울 때 습득이 빠르고, 무엇보다 강습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윈드서핑을 대부분은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처음 접한다고 한다. 통통클럽 동호회원인 김장욱 씨(38세)는 “윈드서핑이 상류층이 즐기는 고급 스포츠란 오해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했으나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윈드서핑 동호회에 가입해 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주중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저렴한 스포츠로 윈드서핑을 추천했다.
초보자의 경우 강습을 먼저 받고 싶다면 ‘아이레포츠’나 ‘IS윈드서핑’ 등 회사를 통해 단체신청을 하고 강습을 받을 수 있다 .
벼룩시장 ‘아름다운 나눔장터’
한편, 한강 뚝섬지구에서는 토요일 장터가 열린다.
도시의 현대화로 오래되고 헌 것은 무조건 허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 사람 사는 맛, 사람 냄새 나는 정취가 있는 재래시장 같은 곳은 언젠가부터 굳이 찾아가야 하는 특별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
뚝섬에서 열리는 상설 벼룩시장 ‘아름다운 나눔장터’는 사람들의 정취가 구석구석 배어 있다. 장터에 가보면 개장시간 1시간 전부터 참가하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참가자들에게서는 물건을 한 아름 들고 줄을 서 있어 힘든 기색이 보일 법도 한데, 얼굴엔 기대어린 미소가 비친다.
자리는 네모반듯하게 선이 그어져 있을 뿐이다. 돗자리 크기만큼이 장돌뱅이 자신의 구역인, 말 그대로 열린 장터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흥정에선 활기와 생명력이 넘친다.
뚝섬 장터는 한 번 열릴 때마다 약 5만여 점의 물건이 거래된다고 한다. 이 물건들은 필요한 사람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기도 하고, 주최 측에 기부되기도 한다.
|
▲ 토요일에 열리는 뚝섬지구 상설 벼룩시장 ‘아름다운 나눔장터’ ⓒ박상건 |
|
|
|
▲ 뚝섬 장터는 어린이들에게 경제와 환경, 나눔의 의미를 직접 체험시니는 게 목표다. ⓒ박상건 |
|
|
활동천사 이예림 씨(22세)는 “누군가는 쓰지 않는 물건들이 이 장터를 통해 이렇게 활발하게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면서, “자원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임에도 그것을 소유한 사람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쓰레기로 버려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버려지는 물건들이 뚝섬 장터를 통해 생명을 얻는다. 단순히 재활용의 개념을 뛰어넘어 또 다른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더불어 뚝섬 아름다운 장터에는 옛 5일장 같은 푸근함도 있다. “500원만 깎아주세요” “덤으로 드릴게요” 식의 대화는 요즘엔 좀처럼 듣기 힘든, 아름다운 장터에서나 익숙한 대화들이다.
경제와 환경교육, 나눔체험은 덤
|
▲ 주최 측인 아름다운재단에서 장터 참가자들에게 나눔 정신을 실천할 무지개저금통을 나눠주고 있다. ⓒ박상건 |
|
|
뚝섬 장터는 본래 ‘어린이 벼룩시장’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경제, 환경, 나눔의 의미를 직접 느끼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현재는 어른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있지만, 꾸준히 참여하는 초등학생들도 많다.
장터에 가면 어린이들이 물건을 펼쳐놓고 파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최 측은 어린이들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미리 장터 참가신청을 받아 좋은 자리를 내어준다고 한다. 초등학생들이 직접 판매와 거래 같은 경제활동은 물론, 기부 정신까지 배울 수 있어 교실에서 이론으로 배우는 수업보다 훨씬 더 효과가 있단다.
장터에는 개인 참여자뿐만 아니라 단체로 참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중 필자가 만난 중앙대 가족복지학 동아리 ‘MINE’는 매년 정기적으로 장터에 참여한다고 했다. MINE 측은 “장터에 오면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좋다”며,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고 말했다.
장터는 원칙상 수익금의 10% 이상을 기부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기부금은 모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장터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나눔의 마음은 10% 그 이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