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강릉-박상건의 섬이야기] 고군산군도의 연도
방송: 2008.12.12 15:45~55(정보와이드 제2부)
진행: 김경미 아나운서
구성: 박경희 방송작가
연출: 강명욱 프로듀서
저물무렵 연도 방파제 등대. 배가 떠난 얼마 후 눈발이 휘날렸다.
Q: 전국에 있는 아름다운 섬을 찾아 떠나보는 시간. 오늘도 섬문화연구소 박상건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박소장님 안녕하세요?
- 예, 안녕하세요.
Q: 오늘 소개해주실 섬, 연도는 어디에 있는 섬입니까?
- 우리나라에는 ‘연도’라는 이름의 섬이 남해안 진해, 여수, 서해안 고군산군도의 연도 등 모두 3개가 있습니다. 섬 크기도 저마다 그만그만한데요.
오늘 소개할 섬은 군산시 고군산군도에 속한 섬, 연도입니다. 고군산군도는 군산시 옥도면 전체를 말하는데 63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16개가 유인도입니다.
연도는 군산항에서 북서쪽으로 23㎞ 떨어져 있습니다. 이 섬은 충남의 유씨라는 사람이 귀향살이를 오면서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었습니다.
Q: 섬 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 면적 0.73㎢, 해안선길이 4.5㎞입니다. 2008년 12월 현재 238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8년 전 까지만도 3백여 명이 넘게 살았는데 교육 문제 등으로 섬에서 가까운 군산 등으로 많이 떠났습니다. 연도에는 보건진료소, 파출소, 초등학교 분교 등 3개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Q: 주로 생활권이 군산인가요?
- 그렇습니다. 연도는 행정적으로 군산시 옥도면에 소속된 섬입니다. 원래 충남 서천군에 편입되었던 섬이었을 정도로 군산과 서천 간의 왕래가 잦았습니다. 실제 몇 년 전 까지만도 보령과 서천에서 배가 오고갔었는데, 최근에는 군산에서만 운항되고 있습니다.
Q: 주민들은 무엇으로 생계를 이어 갑니까?
- 연도 파시는 서해안 파시 중 아주 유명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볼 수 없고 멸치잡이가 주요 생업수단입니다. 특히 연근해에 멸치 삼치 새우 등 어종이 풍부하고, 전복과 해삼, 김 등을 채취하기도 합니다. 일부는 농사를 짓기도 하는데 보리, 고구마, 무, 마늘 등이 소량 생산됩니다.
Q: 왜 연도라고 부릅니까?
- 날이 화창한 날에 중국 산동에서 연기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연’자를 써서 부른다는 설과 호수 속에 피어오르는 연꽃과 같다 하여 그렇게 불렀다는 설이 있습니다. 실제 섬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분명 연꽃을 닮았습니다.
Q: 연꽃을 닮았다면 어떻게 생긴 섬인가 궁금해져요. 섬 모양새를 한 번 더 설명해주시죠?
- 섬의 최고점은 188m의 대봉산입니다. 여기서 내려다보면 삼각형 형태의 연꽃 모양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한 측면만 보임으로 마치 거북이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는 기복이 큰 편이고 경사도 급한 산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해안은 사질해안인데 남동쪽에 있는 작은 섬과는 사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Q: 모래해안이 많다는 데, 그럼 여름철 해수욕도 가능합니까?
- 모래밭으로 된 해수욕장은 없으나, 수심이 얕고 곳곳에 자갈밭이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인심이 좋고 경치가 좋은 섬임으로 언제 찾아도 괜찮은 섬입니다.
Q: 연도 앞 바다에는 역사유물이 발견되는 등 특이한 섬이 있다면서요?
- 예. 십이동파도라는 섬입니다. 12개의 섬들이 파도치는 모습과 같다 해서 십이동파도라고 부르는데요. 이 섬에는 30년 전까지 만도 원래 주민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완도 해남 등지에서 이 뱃길을 이용해 충청 서해안 등으로 이동했다고 전합니다. 2004년에는 수심 20m 쯤에서 천 년 전 고려 때 난파선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난파선에서는 수천 점의 고려청자와 유물들이 발견됐습니다.
Q: 십이동파섬을 정부가 최근 특정도서로 지정했다면서요?
- 지난 10월 환경부는 연도에 있는 십이동파도라는 4개의 섬을 특정 도서로 지정했습니다. 십이동파도는 10여개의 도서로 구성된 소규모 군도인데요. 이 가운데 4개(도서번호 1, 2, 4, 9번) 섬을 특정도서로 선정한 거죠. 이번에 지정된 4개 섬에는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매와 가마우지가 서식하고, 지파도에 깎여 형성된 해식 절벽과 팽나무 후박나무 사철나무 군락지입니다.
Q: 특정도서라는 게 무엇입니까?
- 특정 도서는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자연생태계∙지형∙지질∙자연환경이 우수한 무인도를 보전하기 위해 지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특정 도서 1호는 2000년 9월에 지정된 독도입니다.
특정도서로 지정되면 건축물의 신∙증축, 야생 동식물의 포획과 채취가 금지되고 출입이 제한되거나 금지됩니다.
Q: 어종이 풍부하고 파시가 열렸던 섬이었다고 했는데, 요즈음 낚시꾼도 많이 찾습니까?
-그렇습니다. 연도파시는 서해안에서 널리 알려진 파시이고 활선어 수출전진기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인근 해역에도 어자원이 풍부하여 전국의 어선들이 모여들 정도로 번성했었습니다. 지금은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섬인데요. 겨울철 농어낚시가 인깁니다. 낚시 포인트는 삼각여라는 갯바위입니다. 특히 농어는 봄에 산란을 끝내고 고단백 영양식으로 불리는 멸치 떼를 따라 오는데 지금 서해안 연근해가 바로 그런 농어 낚시의 제철입니다.
Q: 다른 고기는 어떤 것이 주로 잡힙니까?
- 참돔이 바다의 여왕이라면 감성돔은 바다의 황제로 불리는데요. 연도 낚시터는 모두가 감성돔 포인트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서해 농어의 입성 시기와 감성돔의 입성 시기는 일치합니다. 수온이 12~13도 정도에서 감성돔이 모여 사는데요. 현재 연도에서 이들 물고기들의 활성도가 높습니다.
Q: 연도에 특별히 그 물고기가 많은 이유가 뭡니까?
- 앞서 말씀드렸듯이 수온과 먹이사슬이 맞은 탓이기도 하구요. 특히 군산시가 지난 7월 에 감성돔 28만 마리를 방류했을 정도로 이 지역에는 감성돔 천국입니다. 어민들의 연중 소득원 30억 원 정도가 감성돔 치어를 길러서 벌어들일 정도이고 해조류가 번성한 여밭에 자연산 감성돔 또한 많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다만 25cm 이하는 놓아주어야 하고, 특히 놀래미(노래미 쥐노래미-회색)는 12월부터 산란기임으로 금어기에 해당합니다. 이 물고기를 잡았을 경우도 바로 바다에 놓아주셔야 합니다. 이는 낚시꾼이 실천해야 할 미덕이기도 한데요. 주민과 해양경찰이 불시에 단속하기도 합니다.
Q: 연도 앞 바다에서 고래가 자주 잡힌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 그렇습니다. 멸치어장을 따라 연도 앞바다까지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지난 7월에 연도 남동쪽 13km 해상에서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린 채 발견됐습니다. 2006년 10월에도 초대형 밍크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길이 7m 50cm, 둘레 4m 15cm, 무게가 4톤에 달했습니다. 밍크고래 가격이 3천만 원 상당에 이른다고 하더군요.
Q: 마지막으로 연도로 가는 길 좀 안내해주시죠?
1. 승용차: 서해안고속도로 북군산IC(706번 지방도-군산 방면)→성산(27번 국도)→군산여객선터미널/호남고속도로 전주IC→전주∼군산간 산업도로 군산 분기점→군산여객터미널
2. 고속버스: 서울-군산 간 20~30분 단위 운행(버스문의: 1544-5551)
3. 여객선은 하루 1회 운항. 어청도 가는 배가 중간에 거침. 느림의 미학이 절정인 배.
4. 배편 문의: 군산여객터미널(063-472-2712) 계림해운(063-467-6000)
Q: 박소장님 감사합니다.
- 예,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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