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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대한민국 자존심이다

섬과 등대여행/해양정책

by 한방울 2008. 4. 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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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대한민국 자존심의 상징이다

 

일본은 ‘2005년 한일우정의 해’를 마감하면서 ‘한일 신시대를 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던 일본 외무성은 지난 2월 ‘독도 영유권에 관한 일관된 입장’이란 글에서 독도가 일본 영토라며 홍보를 강화하고 나섰다. 14쪽 분량의 홍보물을 일본어와 영어는 물론 한국어로도 제작했다. 정부가 내 놓고 독도 문제를 거론한 것은 외교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우리 정부는 대외적으로 분쟁지역이라는 인식이나 공공연한 마찰을 야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무대책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무언가 캥기는 게 있지 않느냐”는 또 하나의 오해를 낳는다. 국민들은 당당하지 못한 정부에 대해 애간장만 태운다.

해수부는 독도의 재산관리청이었다. 각종 해양수산시설을 설치하고 유지, 관리 및 연구조사사업을 실시하거나, 지원해 나갈 중장기 계획을 세워두었고 독도박물관을 짓기로 했었다. 그러나 해수부는 사라졌고 그 시기에 일본은 독도문제를 들고 나왔다. 독도박물관도 없었던 일로 해버렸다. 이 시기에 일본은 정부홈페이지에 독도는 일본영토라는 어림 반 푼 어치 없는 주장을 했다.

돌이켜보면 일본은 소위 독도 독트린(Doctrine)이 있었다. 자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힘에 의해 대처한다는 닉슨독트린 같은 정책이다. 독도문제는 늘 일본이 일방적으로 시작했다. 2005년 3월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가결할 때도 그랬다. 우리 쪽은 일본 대사관 앞 시위, 화형식, 혈서, 할복, 궐기대회 등으로 목청을 높였다. 우리끼리 에너지를 소모했다. 우리정부 유감표명, 얼마간 한·일 냉각기, 마지못한 듯 일본 측의 유감 표명. 독도도발은 늘 그렇게 아무 것도 얻은 것 없이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끝났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논쟁은 늘 일본의 승리였다. 그들은 입으로 싸우고 우리는 온몸으로 싸웠다. 일본은 늘 불을 지펴놓고 결자해지한 것처럼 유감을 표명했다.

3년을 주기로 들고 나온 독도 문제, 이번에는 말이 아닌 글을 통해서이다. 지극히 의도적으로 한국어로 번역까지 해서 말이다. 독도 존재마저 모르는 일본 대학생, 한국 유학생이 많은 대학 도서관을 통해 집중 홍보하고 요미우리 등 주요 언론사에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일본의 독도전략은 사회학과 언론학에서 말하는 조직이론과 PR이론과 일치한다. 정확한 목표를 겨냥해 이슈를 만들고 쟁점 안에서 여론이 소용돌이치면 해결사처럼 등장해 전략적 성취효과를 챙긴다.

일본은 ‘독도’를 통해 한국의 움직임과 한국을 거점으로 한 동북아와 우방의 움직임을 읽어낸다. 독도는 언필칭 한국의 섬만은 아니라는 메시지와 국제사회에 일본의 건재를 환기시킨다. 2005년 독도망언은 남북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던 날이었다. 미국은 침묵하고 중국은 모른 척 ‘동북공정’에만 집착했다.

이번에는 최초 한국 우주인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독도에서 발견된 미생물 ‘동해아나 독도넨시스’를 실험할 시기에 맞춰졌다. 이에 앞서 이명박 당선자는 한미 연합사령부를 방문했고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미 의회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지지를 결의했다.

지구촌은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치열한 각축장이다. 그러기에 더 과감해야 한다. 우리도 이쯤에서 “서반구가 이제 더 이상 유럽 식민화에 예속되지 않은 것임을 천명한다”라는 1823년의 먼로 독트린 같은 명료한 독도입장을 표방해야 하지 않을까. 유야무야한 정부 입장은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만 도지게 한다.

언론 또한 침착하지만 곧고 치밀한 의제설정이 필요하다. 외무성이 독도문제를 거론한 지 2개월이 지나서야 보도하는 한심한 취재력과 판단력을 반성하고 세계 곳곳에 산재한 독도 고증자료를 바탕으로 탐사보도를 해야 한다.

식민지 경험을 가진 서구는 독도에 대한 잠재적인 우군이다. 서구의 식민침탈 사례와 섬의 연관성을 발굴해야 한다. 식민지국가였던 쿠바도 미국과 ‘후벤투드 섬’ 분쟁이 일자 수백 점의 지도 등 해외자료를 발굴해 확실하게 주권을 되찾았다. 세계 영토분쟁이 있을 때마다 지배국가가 독립국에 영유권을 인정해주는 것이 관례이다.

이는 동북아역사재단이 분석한 영토분쟁 413건에서 잘 나타난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일본에게 그런 기대를 하기엔 무리해 보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박상건(사단법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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