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강릉 박상건의 섬이야기] 서해북단 절해고도 어청도
뉴스와이드 제2부 2008. 3. 7. 15:45~55
진행 : 김경미 아나운서 작가 : 김수희 PD : 강명욱
Q: 어청도를 소개해주신다고요? 어청도는 어디에 있는 섬입니까?
- 어청도는 육지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외딴섬입니다. 그래서 6.25 전쟁 때는 군량미를 보관하던 섬이었습니다. 지도를 보면 중국과 한반도 사이 황해에 조그맣게 표시돼 있습니다.
Q: 섬 규모는 어느 정도이고 육지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섬입니까?
- 섬 면적은 1.8 ㎢, 해안선 길이는 10.8㎞. 군산항에서 66㎞, 중국 산둥반도와는 300km 떨어져 있습니다. 군산항에서 3시간 소요됩니다. 어청도는 서해 영해기선(領海基線) 기점에 걸쳐 있는 섬인데요, 영해기선은 국가 통치권이 미치는 영해(領海)가 시작되는 선을 말합니다. 즉 중국과 우리나라 서북단 한계선에 있는 섬입니다.
Q: 망망대해 섬이다보니 교통편 등 불편한 점이 많을 것 같은 데요?
- 그렇습니다. 망망대해에 있어서 기상변동이 매우 심합니다. 그래서 일기예보가 잘 맞지 않고 하루에도 기상이 여러 차례 변합니다. 그래서 저도 서울에서 군산항까지 갔다가 세 번이나 군산여객선터미널에서 출항을 기다리다가 주의보 탓에 그냥 발길을 돌리곤 했습니다. 마침내 네 번째 어청도 여행에서 성공한 섬인데요. 이번에는 하룻밤 사이에 풍랑주의보가 내려 사흘간 발이 묶이고 말았습니다.
Q: 풍랑주의보가 많이 내려지나요?
- 그렇습니다. 풍랑주의보는 풍랑이 심해 재해가 예상될 때 기상청이 기상특보로 발표하는데요. 바다에서 10분 동안 평균 풍속이 14㎧ 이상 상태가 3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파도 높이가 3m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을 때 발표합니다. 특보가 발표되면 모든 선박은 운항을 중지하고 대피해야 합니다. 특히 중국 대륙으로부터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크게 받아 중국 대륙고기압이 어청도로 몰리면 풍랑과 폭설이 자주 내립니다.
Q: 어청도 유래 그리고 주민들은 어느 정도 삽니까?
- 어청도(於靑島)는 물 맑기가 거울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자로 ‘어조사 어(於)’, ‘푸를 청(靑)’자를 씁니다. 평온한 날은 바다가 에메랄드빛입니다. 섬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검은이마직박구리를 비롯 희귀 철새 266종이 서식합니다.
인구는 2008년 3월 현재 280명이고 실제 거주자는 150명입니다. 처음부터 주민들이 적었던 것은 아닙니다. 과거 고래잡이를 위한 포경선의 주요기지였는데 고래잡이 경기가 좋았던 70년대는 인구가 1만명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Q: 주민들은 무엇으로 생계를 잇습니까?
- 먼 바다 깊은 섬인 탓에 김 미역 다시마 등을 양식하지 못합니다. 섬에는 유난히 대나무와 소나무가 많습니다. 구릉선 산지인 탓에 주민들은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채소 등을 군산에서 사다 먹습니다. 대신 고기가 많이 잡힙니다. 아낙들은 섬 기슭에서 돌김, 해삼, 전복 등을 채취합니다. 그리고 낚싯배와 민박집을 운영합니다.
Q: 어청도의 가장 큰 특징이나 볼거리라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 등대를 들 수 있습니다. 어청도는 서해안에서 제일 먼저 무선표지(無線標識, radio beacon)를 설치한 섬입니다. ‘무선표지’는 항만, 항로 등 일정한 지점에서 전파를 발사하면 항해하는 선박이 이를 수신하여 방위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장치를 말합니다. 등대의 일종이죠.
1989년 8월 29일부터 이틀간 어청도에는 초속 25m라는 거센 바람과 함께 폭풍우가 몰아쳤습니다. 이 해일사고로 인해 인명사고와 많은 어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 이후 어청도항에는 하얀 방파제 등대 외에 두 개의 등대를 더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방파제를 세 겹으로 설치해 거센 파도를 이중삼중으로 막아서게 된 거죠. 배들이 이곳을 무사히 항해하도록 방파제마다 3개 등대를 설치해놓고 있는데 그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특히 민박집 창문으로 내려다보이는 등대 야경은 신비롭기까지 했습니다.
Q: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등대로 선정된 등대가 그곳에 있다면서요?
- 그렇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등대는 포구에 있는 방파제 등대와 무인등대를 말한 것이고요. 포구에서 다시 시누대 숲을 지나 40여분 동안 꼬부랑 비포장 산길을 걸어가면 그곳에 유인등대가 있습니다. 60여m의 절벽으로 이어진 황톳길 끝자락에 아담한 돌담길로 에워싸여 있는데요. 이곳이 등대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어청도 등대입니다.
Q: 아주 외딴 섬에서 또 40분 산길을 걸어가야 하는 곳에서 등대원들이 근무하고 있군요?
- 그렇습니다. 모든 등대가 그렇듯이 어청도 등대 역시 일제 때 일본의 대륙진출의 야망에 따라 전략적으로 세워졌습니다. 민족의 아픔을 안고 1912년 3월 첫 불을 밝혔습니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발동기와 발전기를 돌려 등댓불을 밝혔습니다. 며칠에 한 번씩 오는 배편을 통해 기름 드럼통을 받아 지게에 지고 해발 100m의 가파른 산길을 올라 등대 불을 밝혔다고 합니다.
Q: 그 등대가 그렇게 아름답습니까?
- 그렇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남아프리카공화국 서남쪽 끝 희망봉 등대처럼, 고도 61m에 우뚝 선 어청도 등대는 망망대해를 지나는 마도로스의 희망입니다. 등대 불빛은 12초마다 1회씩 37㎞의 먼 바다까지 비춥니다.
우리나라 10대 등대로 선정된 이유는 초기 등대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빛을 쏘아주는 장치가 등명기인데요. 이곳 등명기는 수은 위에 띄워 회전시키는 ‘중추식 등명기’입니다. 그 흔적이 문화유산으로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또 등명기를 씌우는 장치인 등롱이 홍색이고, 하얀 등탑과 돌담으로 둘러싸여 매우 아름다운 조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 등대에 노을이 지면 푸른 바다와 소나무 그리고 갈매기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입니다.
Q: 앞서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했는데 낚시꾼들은 많이 찾습니까?
- 그렇습니다. 어청도는 어업전진기지로써 우럭, 돌돔, 참돔, 감성돔, 방어, 농어, 놀래기 등 물고기가 많이 잡힙니다. 특히 우럭과 농어의 황금어장으로써 낚시꾼들에게는 천국으로 통합니다. 등대 아래 갯바위와 선창가 앞 가진여 무인등대가 포인트입니다. 어청도에는 이런 포인트가 여섯 군데 있습니다.
Q: 교통편과 숙박시설은 어떻습니까?
- 하루 한차례씩 여객선이 운항합니다. 떠나기 전에 반드시 여객터미널로 기상을 파악해야 합니다. 숙박시설은 넉넉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먼 바다의 섬임으로 조용히 쉬러 가기에 좋은 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청도로 가실 분은
1. 승용차의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북군산IC(706번 지방도-군산 방면)-성산(27번 국도)-군산여객선터미널/호남고속도로 전주IC→전주∼군산간 산업도로 군산 분기점→군산여객터미널
2. 고속버스는 서울-군산 간 20~30분 단위 운행(버스문의: 1544-5551)
3. 배편 문의는 군산여객터미널(063-472-2712) 계림해운(063-467-6000)
4. 숙박 및 낚시용품점: 양지식당(063-466-0607) 어청도민박(063-465-3575), 신흥상회(063-466-7117). 숙박비 25,000원, 백반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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