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CBS와 무료신문

여행과 미디어/미디어 바로보기

by 한방울 2007. 11. 30. 17:47

본문

CBS 브랜드 ↑, 저널리즘 가치 ‘글쎄’
29일 ‘데일리노컷뉴스’ 창간 1년

 (사진=PD저널 제공)


29일 <데일리노컷뉴스>가 창간 1년을 맞는다. <데일리노컷뉴스>는 무료신문 시장에서 “뉴스와 시사 분야를 강화해 우수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데일리노컷뉴스>의 지난 1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먼저 <데일리노컷뉴스> 창간 뒤 ‘노컷’으로 대표되는 CBS의 브랜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CBS의 뉴스를 대외적으로 많이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도 있다. 한국대학신문이 9월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무료종합일간지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데일리 노컷뉴스>는 18.9%의 선호도를 보여 3위에 올랐다. 32.9%의 <메트로>가 1위, 20.6%의 <포커스>가 2위였다.

이정희 <데일리노컷뉴스> 편집국장은 “창간 1년 만에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인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데일리노컷뉴스>는 처음부터 뉴스를 강화하고 시사 이슈를 전면에 배치하는 신문을 만들려고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것이 신문시장과 독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됐다”고 말했다.

<데일리노컷뉴스>는 창간 당시 다른 무료신문과는 ‘차별화’된 신문을 표방했다. 연예나 실생활 관련 뉴스가 주를 이뤄 저널리즘이 상대적으로 약한 무료신문 시장에서 정치, 시사 등의 뉴스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영순 <포커스> 편집부국장은 “<데일리노컷뉴스>의 경우 CBS 자체 콘텐츠를 많이 반영해 정치, 경제, 사회 분야가 많다”며 “정치 등의 분야보단 문화, 실생활 정보에 강한 <포커스> 등의 신문들과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해 무료신문 시장에서 함께 발전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일리노컷뉴스>가 창간 당시의 취지를 잘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높다. 박상건 신문발전위원회 연구위원은 “<데일리노컷뉴스>가 초기엔 다른 무료신문에 비해 저널리즘의 측면을 강화하는 방향을 보였지만, 최근엔 자사의 신문을 사유화해 지면을 활용하는 자사이기주의 측면을 보이고 있다”며 비판했다. 박 위원은 <데일리노컷뉴스>에서 보도한 경인 TV, CBS TV 보도금지 관련 기사들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박 위원은 “그동안 CBS는 저널리즘이 강한 언론사로 인정받아 왔다”며 “CBS가 투자한 무료신문이라 무료신문 시장에 새로운 저널리즘의 모형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금은 다른 무료신문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엔 CBS 내부에서 <데일리노컷뉴스>의 선정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CBS 기자가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선정적인 기사를 쓴 것이 문제가 됐다. 이정희 편집국장은 “그 문제는 노사간에 서로 합의해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의했다”며 “약간 실수가 있더라도 자체적으로 정화해나가는 것이 CBS의 강점이고, <데일리노컷뉴스>의 건강성을 반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CBS의 한 내부 관계자는 “무료신문이 상업적 성격을 갖고 있다 보니 오히려 CBS의 보도가 조금은 상업화됐다”며 “공정하고 수준 높은 CBS 보도의 이미지가 훼손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노컷뉴스>는 창간 초기 1면에 광고를 싣지 않겠다고 표방했으나 지금은 다른 무료신문처럼 1면에 광고를 싣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희 편집국장은 “처음에 기사를 많이 싣고 싶어서 1면 광고를 지양하겠단 말을 했지만, 요즘은 광고도 하나의 정보로 여기는 독자들이 많아 유연하게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재영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무료신문이 광고에만 100% 의존하다 보니 신문인지 광고지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기사의 선정성이나 광고 비율 제한 등 무료신문을 현실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은희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도 “무료신문에서도 저널리즘 원칙과 시각이 반영돼야 한다”며 “무료신문의 구독 부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영향력이 더 커지게 될 텐데 무료신문이 저널리즘의 기본 요소를 충실히 하지 않으면 폐해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2007-11-28)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