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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과 미디어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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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방울 2007. 9. 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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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럼-박상건] 대선정국과 미디어의 역할 2007-09-20  
시민포럼

대선정국과 미디어의 역할


우리는 우리 주위 사건들에 대한 해석의 틀을 뉴스로부터 제공받으며 사회성을 획득한다. 뉴스 전달 메시지는 하나의 틀이 있다. 뉴스 틀짓기(Framing)이다. 그런데 요즈음 신문이 가관이다. 중앙지 32면 중 10개 지면이 스캔들 기사다. 선정적이고 편견에 가득 찬 지면의 사유화가 도를 넘었다. 국민들의 현기증만큼 언론과 정치 불신의 골만 깊어 간다.

미디어 기능 중 ‘상관조정기능’이 있다. 사회적 갈등 국면에서 해설, 사설, 칼럼 등을 통해 조정하는 역할이다. 그래서 미디어를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되레 갈등을 조장하며 미디어 역기능만 여실히 보여준다.

‘신문 위기론’원인에는 ‘저널리즘 위기’의 문제도 자리 잡고 있다. 저널리즘의 문제는 뉴스 양식의 문제이다. 저널리즘의 신뢰성은 객관보도이다. 객관보도는 편견없는 보도, 사실에 가장 근접한 보도이다. 그래서 역피라미드 기사체가 등장했다. 한정된 시간과 지면에서 제작진의 고민을 해결해주기에는 그 편의성이 그만이다.

그러나 이런 도제적(徒弟的) 글쓰기는 중세 스승에게서 제자가 손기술을 배우듯 단어, 문장, 서술구조 등이 획일적이고 상투적이다. 이는 독자에게 권위적이고 딱딱한 문체로 다가선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합리적 뉴스 틀짓기 앞에서 독자들은 마침내 “나는 반항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며 개인성과 대안성 등을 찾아 나섰다.

20대가 인터넷 공간으로 급속히 이탈한데 이어 30대도 블로그 공간으로 적극 이동 중이다. 블로그의 등장과 활성화는 소수에 의한 일방향 뉴스전달 구조, 독자의 까다로운 진입 절차 등에 대한 반작용이다. 블로그에서는 누구나 발언이 가능하며, 이는 곧 미디어 구조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됐음을 의미한다. 댄 길모어(Gillmor)에 따르면 성공적 블로그에는 주장과 초점 등이 뚜렷하고 새로운 기사가 있으며, 글 맛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쌍방향저널리즘의 실현이라고 말한다.

인터넷 진화 속도와 영향력은 대선정국에서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한 중앙지가 웹사이트 분석평가 기관 랭키닷컴에 의뢰해 정치웹·정당·정치인·대선예비후보 등의 사이트 133곳을 조사한 결과, 현재 인터넷 여론 주도층이 수도권 40대 남성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9월 30대(39.2%), 40대(24.9%), 20대(21.3%) 등의 순이었던 것이 올 8월부터 40대(33.2%)가 30대(32.2%)를 추월한 것이다.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정보화실태조사에서도 40대와 50대 인터넷 이용률이 각각 74.9%와 42.9% 등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각각 6.2%와 7.2% 등이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 30세 이하는 증가폭이 적었다. 인터넷 이용의 특징은 자료·정보 획득(87.6%)과 커뮤니케이션(83.8%) 등이었다.

바야흐로 대선정국이다. 우리 언론, 특히 수도권 대표신문인 경기일보의 역할은 먼저 뉴스 표현양식과 시스템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치인의 말을 받아쓰기 할 게 아니라 철저히 경기도민들을 위한 미디어 역할이 필요하다. 경기도민들의 현안 키워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검증·취재한 후, 총선 때도 이 자료를 근거로 후속 보도하는 검증저널리즘의 실천과 함께 양대 선거에서 대선후보-지역현안-지역일꾼 간의 의제 설정 및 조정 역할이 그것이다.

올 2월 기준으로 제17대 대통령선거 예상 유권자 수는 3천754만7천51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이 804만5천262명(21.4%), 경기도가 811만7천443명(21.6%) 등이다. 경기도 신도시가 베드타운인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 유권자 분포는 더 광범위할 것이다. 취재 지면과 테마가 있는 오피니언난이 연계된다면 지면의 입체감과 생동감 등이 더할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앤더슨 부사장은 오늘날 굳건한 타임스 전략으로 “탁월하고 독립적인 기사와 논설이 수익성의 근원이며 수익은 탁월하고 독립적인 기사와 논설을 유지해 준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 일간지의 발행부수를 능가하는 온라인 독자층을 대상으로 즉시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갖출 필요성이 있다. 온·오프라인 순환 보도시스템을 가동해 실시간으로 취재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한편, 독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독자취재팀, 독자모니터팀, 독자패널팀 등 폭넓고 역동적인 저널리즘을 실현하는 것이다.

박상건(섬문화연구소장·신문발전위원회 전문위원)

(경기일보 2007-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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