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거름이 엄금엄금 기어드는 창가에
낙엽이 지네요
뚝, 뚝
봄날 그 푸르던 낙엽도
세월을 더 어쩌지 못하고
노랗게 녹슬어
한 잎
두 잎씩 지고 있네요
우리는 고향으로 가려는데
저 낙엽은 이별을 하고 있네요
만남은 곧 헤어짐이라는 듯이
낙엽이 몇 장이
어디론가 정처없이 나뒹굴어 가다가
휙, 뒤돌아서 나와 눈을 마주치며 말합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아무 것도 없더래이~~~
그러니 너무 아둥바둥 살지 말라고 하네요
그런데 사는 일이 늘상 바둥바둥이라서...
연 사흘 낙엽처럼 녹초가 되어
저도 낙엽으로 떨어지고 있네요
그렇게 떨어집니다
마구마구
가을은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후비고
뒤흔들면서 야단법석을 떱니다
야단법석이라 함은 산사에서 독경을 읽으며
도를 닦는 일인데
우리는 왜
저 떨어지는 낙엽만 보이는지...
이제 얼마후 시간이 흘러
다시 눈발이 날리겠지요
또 그 눈발 더러 야단법석이네
요란법석이네 하겠지요
그 눈발이 어디에선가 기다리고 있을
낙엽들을 보듬고 썩어 갈 것입니다
그렇게 봄이 오겠지요
참으로 이렇게 가는 세월이 무섭네요
무정한 세월입니다
오늘은
시간은 유난히 빨리 갑니다
해 놓은 것도 없이...
늘 일상에 쫓기면서...
이제 이승을 떠난 사람들 묘 앞에서
열심히 허리 굽실거릴 명절이 왔네요
먼저 가는 자들은 말이 없고
이승에 있는 자는 힘이 들어서 묵묵부답이고
고향은 어쩜
보이지 않은 그런 혈육 혹은
그리움의 끄나풀을
서로 이어주는 곳인지도 모릅니다
횡설수설이었습니다
하여간
어째튼
아무튼
중추가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