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탐방-낭만주의자 오세영
시인을 찾아서 ⑬오세영 자연 떠돌며 고독한 삶을 관조하는 실존적 낭만주의 시인 문단 줄서기 거부하고 꿋꿋한 시쓰기와 평론가 길 걸어 *고독과 실존에 천착한 낭만주의자 오세영 시인을 만나러 가는 날, 관악 캠퍼스에 봄비가 내렸다. 교문을 들어서자 가지치기 해놓은 단당풍 나무 잎맥마다 빗방울이 영롱하게 맺혀 있었다. 저것을 봄의 혼령이라 불러도 좋을까. 새싹들은 저 빗방울 머금으며 찬란한 봄을 꿈꾸고 있을 터. 언젠가 시인의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인간은 봄을 꿈꾸지만 그 꿈은 가을에 비로소 깬다"라고 했다. 저렇게 물오르는 봄도 어느새 갈잎으로 변해 뚝뚝 떨러진다는, 떨어지는 그 모습이 비장하기조차 하더라는. 그래서 우리네 삶도 사랑도 화려한 저 봄의 꽃들처럼 최선을 다하고 스러진다는, 그런 빈손이..
섬과 문학기행/시인을 찾아서
2004. 4. 4.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