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KBS 박상건의 섬 이야기] 우도
2007. 1.5 15:45~55
O/M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는 우리나라에 산재해 있는 아름다운 섬을 찾아 떠납니다.
섬문화연구소 박상건 소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예. 안녕하세요.
Q 우도를 다녀오셨다구요?. 우도는 어디에 있는 섬입니까?
- 우도는 제주도 북제주군 우도면 소재지 섬입니다.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3.8㎞ 해상에 떠 있습니다.
Q 제주도에 딸린 섬이니 크지는 않겠군요?
- 그렇습니다. 해안선 길이는 17㎞이고, 제일 높은 봉우리가 132m의 우도봉입니다. 섬의 높이가 대부분 30m 이내일 정도로 구릉지와 평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Q 왜 우도라고 부릅니까?
- 섬 모양새가 마치 드러누운 소와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도 앞 바다 중간 지점에서 섬을 바라보면 이러한 소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섬이 그렇게 생긴 이유가 있습니까?
- 반도국가인 우리나라 지형의 특성 중 하나인 용암지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섬에는 해식애가 발달하고 한라산의 기생화산인 오름 때문에 바다에 볼록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죠.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우도는 성산포에서 배를 타고 가면서 그 진면목을 보여주는데요, 우도 선착장 오른쪽으로 하얀 백사장이 보이는데 서빈백사라고 부르는 산호모래톱입니다. 이는 우도 8경 중 하나입니다.
Q 우도 8경이라고 했는데 8경이라 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을 말합니까?
- 제1경이 섬 남쪽 어귀의 수직절벽 광대코지입니다. 제2경은 밤 고깃배의 풍경, 제3경은 포구에서 한라산을 바라본 풍경, 제4경은 우도봉에서 바라본 우도 전경, 제5경은 성산봉에서 본 우도의 모습, 제6경은 포구에서 바라본 광대코지, 제7경은 동쪽 해안의 고래굴, 제8경은 방금 말씀드린 대로 서쪽의 흰 모래톱인 바로 산호 백사장을 말합니다.
Q 원래 사람이 살았던 섬인가요? 현재 인구는 어느 정도인가요?
- 우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1697년 국가 소유의 목장이 설치되면서 부터입니다. 이후 정착촌으로 자리 잡은 것은 1844년 김석린 진사 일행이 섬에 들어와 살면서 부터이구요. 우도는 본디 구좌읍 연평리에 속했으나 1986년 4월에 우도면으로 승격됐고 현재 4개 마을에 725세대 1,796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Q 우도의 특징라고 할까요? 가장 소개할만한 것은 무엇인가요?
- 등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도 정상이 우도봉인데 이곳에 100년의 세월을 버텨낸 등대가 우뚝 서 있습니다. 이 등대에 들어서서야 우도는 작은 섬이지만 굴곡 많은 해안선만큼이나 곡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섬이고 등대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우도등대가 최초로 불을 밝힌 것은 1906년의 일입니다. 일본은 성산포 일대로 들어오는 물자를 급히 운반해야 하는데 그 때마다 거센 풍랑을 만났다고 합니다. 지금도 우도와 성산 일출봉 사이 해협에는 거센 해류가 강물처럼 흘러갑니다. 특히 썰물 때 급류를 유관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인은 우도 등대를 건립하도록 조선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목재와 등대를 건립하기 위해 물자를 운반하는데 매번 애를 먹었고 파도가 너무 높아 공사를 도울 배의 운행마저 힘들었다고 합니다. 바다가 잔잔해 간신히 우도를 건너면 공사를 진행할 시간에 악천후 탓에 작업을 중단하곤 했답니다. 공사가 계속 늦어지자 일본군은 일본 관용어선을 타고 들어와 현장의 인부들을 모두 해고하고 직접 현장을 지휘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예정보다 훨씬 늦은 2년 3개월만인 1906년 2월에 완공돼 3월에 등대 불을 밝혔습니다.
Q 아주 오래 전에 등대가 세워졌는데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몇 번째 등대입니까?
- 6번째로 세워진 등대입니다. 맨 처음에는 우도봉 튀어나온 절벽 위에 목재로 세워져 석유 등불을 기둥에 매 단 형태였습니다. 성산포와 대한해협 남동쪽 바다의 야간 항해를 돕는 표지 역할 수준이었지요.
등대다운 등대가 된 것은 해방 후부터입니다. 1960년 3월에 축전지 및 발전기를 사용하여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등명기를 달았고, 안개 등으로 불을 밝힐 수 없을 상황에 대비해 무신호기(에어사이렌)를 설치했습니다. 2003년 최신식 등대를 설치하고 2006년에는 일반인들이 등대를 체험하고 쉬어갈 수 있는 등대공원과 문화 공간의 쉼터도 만들었습니다.
Q 우도가 곡절이 많은 섬이라고 했는데 다른 사연도 있었나요?
- 등대가 세워진 후 30년 후인 1932년 우도 해녀들은 자신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상인들이 조합과 야합해 착취하자 이에 격분해 수백 명이 항일 봉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유례없는 여성들의 항일운동을 기리기 위해 현재 우도 포구에는 해녀상과 해녀노래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해녀가 많은 우도는 잠수소리, 해녀가 등의 민요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Q 지금도 해녀가 많습니까?
- 집집마다 해녀일 정도로 많습니다. 해녀들이 갓 잡은 해산물을 파는 횟집들이 해안가로 즐비합니다.
Q 우도 사람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죠?
- 일부는 농사를 짓기도 하고 대부분 멸치잡이와 고등어 잡이 등 어업에 종사합니다. 그리고 민박집 운영 등 관광 수입도 많이 올리는 편입니다.
Q 등대를 말씀하셨는데 그 곳에 올라가면 우도와 주변 바다를 다 볼 수 있겠네요?
- 그렇습니다. 우도등대에 이송균 소장(57)은 “우도를 찾는 많은 여행객들이 드넓은 초지와 등대로 향하는 해안가에서 바로 아랫녘 마을로 비켜 내려가곤 한다”면서 “등대가 있는 곳이야말로 우도의 최고 전망 포인트”라고 말하더군요.
등대에서 우도봉의 남쪽을 바라보면 성산 일출봉이 바로 옆에서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마주칩니다. 서쪽으로 바라보면 우도의 섬 전체와 제주도의 한라산 사계절을 그림엽서처럼 바라보며 가슴에 아로새길 수 있습니다.
Q 밤바다의 모습도 궁금한데요?
- 등대에서 바라보는 대한해협 쪽의 바다는 집어등이 반짝이며 멸치와 고등어를 잡는 어선들의 풍경으로 이채롭습니다. 또한 밤하늘에 네 줄기 불빛으로 수놓으며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는 모습도 이국적이구요, 해안가 가로등 불빛과 어촌의 야경이 어우러지는 우도의 전경은 가히 장관입니다. 봄이면 우도등대 아래로는 노란 유채 물결이 드넓게 출렁입니다.
Q 등대 불빛에도 주기가 있습니까? 어느 정도 먼 거리까지 비춥니까?
- 세계의 모든 등대는 불빛 주기가 다 다릅니다. 우도등대는 20초에 한 번씩 불빛을 반짝입니다. 이 불빛이 가 닿는 거리는 20마일(37km). 비바람이 몰아치거나 안개가 자욱한 날은 에어사이렌으로 52초마다 두 번씩 소리를 울립니다. 이 소리를 듣고 어두운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은 위치와 항해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 소리가 들리는 거리는 5마일(9km)에 이릅니다.
Q 등대지기들은 어떻게 생활합니까?
- 유인등대에는 3명씩 근무합니다. 이날 근무 중인 우도등대 소장 이송균씨는 등대지기 생활이 어언 30년째를 맞고 있더군요. 첫 딸의 돌이 채 지나기도 전에 최남단 마라도 등대지기로 근무했다는데 전기가 귀하던 시절에 도면을 직접 그려가며 풍력발전기를 설계했다더군요. 사비를 털어 작업을 하면서 빚도 졌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아내는 운명에도 없는 해녀 생활을 시작했답니다. 또 아내와 함께 매일 양동이를 들고 말똥과 마른 나무 가지를 줍는 일을 했다는데, 그것은 외딴 섬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땔감이었기 때문입니다.
박봉의 등대지기로 사는 일은 표현할 수 없이 힘든 일었지만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자신이 만든 풍력발전기 프로펠러에 막내둥이 얼굴이 찢긴 일이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시집간 딸의 얼굴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군요.
Q 우리는 섬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떠나지만 그 섬과 바다를 지키는 등대지기들은 남모르게 고생하고 헌신하는군요?
- 등대가 돌아가는 섬에 파도만 우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떨어져 살며 그 파도처럼 헤쳐 가는 일생을 사는 등대지기들의 헌신적인 삶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죠. 그러면서도 이름모를 모든 항해자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때로는 표류하는 어선들을 구해주는 일을 하지요.
Q 우도로 가는 길 좀 안내해주시죠?
1. 항공
- 김포공항-제주공항
2. 승용차
- 제주공항→동부산업도로→성산포항→차도선 승선→우도
- 제주공항→모슬포→서귀포→남원→표선→성산포항→차도선 승선→우도
3. 대중교통
- 시외버스터미널→성산포행 시외버스 이용→성산포 하차→도보(10분)→도선장→우도
- 직행버스는 없고 1시간 20분소요
4. 배편
- 성산포→우도(1시간 간격 운항. 15분소요)
- 종달항→우도(1시간 간격 운항. 15분소요)
- 동절기에는 단축 운행. 반드시 운행시간 문의 후 출발
- 자세한 문의: 우도해운(064-782-5671), 우림해운(064-784-2335)
5. 기타
- PC방, 주유소, 365일 현금인출기가 있음
-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고 깨끗한 민박, 펜션 등을 예약 없이 이용 가능
- 해안가에 야외모임이 가능하고 자연산 회전문 ‘해와달 그리고 섬’(064-784-0941)
C/M 오늘, 우도 여행 잘 했습니다.
지금까지 섬 이야기에 섬문화연구소 박상건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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