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KBS [박상건의 섬 이야기] 효자가 많은 섬 효자도
2006.10.3 15:43~15:55 정보와이드 제2부
진행: 아나운서 김경미
작가: 김수희, 홍미리
O/M: 정보와이드 제2부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이 시간에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섬을 찾아 떠나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섬문화연구소 박상건 소장 연결돼 있습니다. 박소장님 안녕하세요?
- 예, 안녕하세요?
Q: 이번에 소개할 섬은 효자도 라면서요? 효자도는 어디에 있는 섬입니까?
- 예, 충청남도 보령시에 있는 섬입니다. 천수만의 남쪽에 위치한 섬이죠. 원산도와 0.8km의 좁은 수로를 끼고 마주 보고 있는 섬인데요, 물이 들어오고 나갈 때 마치 계곡물이 흘러가는 모양처럼 조류가 매우 빠른 곳에 위치한 섬입니다.
북쪽으로 약 2km 거리에 안면도 남단인 영목포구가 있고 남쪽으로 8.7Km 지점에 보령시 대천이 있습니다.
Q: 왜 효자도라고 부릅니까?
- 그 유래는 설이 많습니다만 마을 사람들은 효자가 많아서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하더군요. 실제 마을에 비석이 서 있었는데요, 100여 년 전 고 최순혁씨를 기리는 비석입니다. 비문에는 최씨가 부친이 사경을 헤맬 때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어 아버지를 봉양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보령시청에 따르면, 효자도라고 부르기 훨씬 이전에 ‘소자미’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작을 소( 小), 사랑 자(慈) 맛미(味) 자를 딴 뜻인데요. 이 섬의 모양새와 특징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작은 섬에 인심 좋고 갖가지 특산물이 나오는 섬이니 말입니다.
Q: 그럼 요즈음도 효자가 많습니까?
- 집집마다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제가 섬을 찾아간 날에 이장이 안내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내용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목욕하는 날이니 연로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나와 목욕탕과 찜질방을 이용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효자도는 지난 봄에 목욕탕, 찜질방, 체력단련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마을 길이 구석구석까지 잘 닦여져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전동휠체어와 수쿠터를 타고 다녔습니다. 문명으로부터 먼 섬이지만 사는 일만큼은 또 어른들만큼은 편하게 예우하는 섬이라는 사실 앞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참 즐겁고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Q: 섬 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 1시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섬의 면적은 1.34㎢, 해안선 길이 5.4㎞로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섬입니다. 해발고도 47m의 구릉이 최고봉이니까요.
Q: 섬에는 몇 가구 정도가 삽니까?
- 45가구에 200여명이 살고 있습니다. 마을은 7개로 구성돼 있는데요, 선착장이 있는 아랫말, 방조제가 있는 웃말, 해수욕장이 있는 명덕, 푸른 모래밭인 녹사지, 제일 남쪽의 남촌, 그 다음은 중리, 그 위에 상리마을 등 7개입니다.
Q: 아주 작은 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그 섬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섬 안에는 마을 뒷동산처럼 그만그만한 작은 구릉과 논밭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아주 평온한 어느 농촌에 들어온 듯 착각을 갖게 하더군요.
논두렁을 걸어가는 데 북쪽 구릉에 아담한 교회가 있었고 맞은 편 구릉에는 오래 된 팽나무 아래 흑염소 몇 마리가 한가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일단 풍경이 만점입니다.
그런가 하면 효자도(孝子導)에 1만 평에 이르는 인삼밭이 있습니다. 기름기가 적은 토양에 물이 잘 빠져서 인삼재배에 그만이라고 합니다. 또 병충해가 적어서 다른 육지의 인삼에 비해 효자도의 인삼은 농약 사용량이 절반에 불과하다고 하니 특산품인 셈입니다.
또 토양이 석회질이고 갯바람을 맞으며 자라는 쪽파가 유명합니다. 특히 육지의 쪽파와는 달리 쪽파의 알이 굵고 대가 물이 잘 올라 쪽파 한 뿌리에는 무려 백여 개의 낟알을 쏟아내곤 합니다.
Q: 효자도 사람들은 주로 농사를 짓습니까?
- 주로 어업에 종사합니다. 대합, 바지락을 양식하고, 연근해에서는 멸치·꽃게·낙지․우럭 등을 잡아 내다팔고 있습니다. 일부는 농사를 겸하는데, 쌀·보리․고구마·인삼 등의 농산물을 생산합니다.
Q: 그래도 섬 하면 낚시 하러 많이 갈 턴데요? 낚시는 잘 됩니까?
- 조류가 빠른 탓에 낚시꾼이 많이 찾는 섬입니다. 우럭, 놀래미, 장어 낚시가 인기입니다.
효자도는 섬 전체가 낚시터라고 해도 결코 틀린 말이 아닙니다. 특히 물이 빠지면 연결되는 또랑섬은 낚시인들에게 유명한 낚시 포인트입니다.
바로 앞에 딸린 추도 월도 육도 허육도 등 작은 섬들로는 배낚시를 떠나기도 하고, 효자도의 모래와 바위가 어우러진 곳이 있는데 바로 녹사지라는 마을이 있는데, 이곳을 낚시인들은 낚시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녹색 모래밭과 바위틈 사이로 우럭, 놀래미, 장어들이 아주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Q: 낙지와 바지락이 많이 잡힌다고 들었는데요?
그렇습니다. 겨울철에 꼬막과 바지락이 많이 잡힙니다. 저녁 무렵 물이 빠질 때 손전등을 들고 나오면 낙지 해삼 소라 등을 그냥 주울 수 있습니다. 선착장에서 편길자라는 66세의 할머니를 만났는데 낙지를 50마리 잡아 팔러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1시간 동안 잡은 것이라고 하니까, 이 섬에 낙지가 얼마나 많은 지를 헤아릴 수가 있었습니다.
Q: 그것이 그 섬의 특산물입니까?
주요 특산물로는 쪽파, 건새우, 까나리 액젖, 자아젓(새우), 생굴, 뱅어포, 각종 패류 등이 있습니다. 낙지와 바지락은 아주 많이 생산돼 주문하면 바로 배달도 해준다고 합니다.
Q: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섬인가요?
- 이 섬 앞으로 수시로 유람선이 다니고 있었는데, 유람선도 비켜 가는 섬이더군요. 다시말해 숨어 있는 섬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기에 아주 좋은 섬입니다. 아무 곳에서나 낚시를 할 수 있고 낙집을 잡고 조개를 캘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해변에는 조류가 빠른 탓에 돌들이 동글동글합니다. 2km의 긴 해안선이 이런 몽돌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을사람들은 지압에 좋다고 하여 이곳을 자주 찾아 맨발로 걷곤 합니다.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울창한 송림이 둘러싸여 있어 산림욕을 하며 사방으로 펼쳐진 그만그만한 섬들과 오고 가는 배들의 항해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Q: 아주 작은 섬인데 학교나 관공서 같은 것은 없겠네요?
- 초등학교 효자분교가 있었으나 4년 전 폐교돼 이웃 섬 원산도로 학교를 다닙니다. 이 섬에는 중학생 1명, 초등학생 2명, 유치원 1명 등 총 3명의 학생과 유치원생이 전부인데요, 이들은 경비정을 타고 학교를 오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건지소, 경찰 지구대가 있습니다.
Q: 가는 길 좀 안내해주시죠?
1. 승용차
- 경부고속도로(천안 IC→아산→홍성→보령(대천) 또는 →안면도(영목항)
- 서해안 고속도로(대천IC→보령) 또는 홍성→안면도(영목항)
2)배편
- 안면도(영목)→효자도(15분 거리)
- 대천 →효자도(25분 소요)
- 하루 3회 운행
- 문의: 여객선매표소(041-932-5303) 보령시청 관광과(041-930-3542)
3) 숙박
- 객실이 5개가 있는 민박집이 있음
- 바로 앞 섬이 원산도(펜션 민박여관이 바로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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