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8.31. 15:40~15:55
Q: 오늘은 선재도를 소개해 주신다구요? 선재도는 어디에 있는 섬입니까?
- 인천 옹진군에 속한 섬인 데요. 안산 대부도에서 다리로 연결된 영흥도에서 다시 500m에 이르는 다리로 건너면 당도하는 섬입니다. 그러니까 대부도-영흥도-선재도로 3개의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데 제일 마지막 섬이죠.
Q: 왜 선재도라고 부릅니까? 섬은 큽니까?
-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춤을 춘다고 해서 신선 ‘선’, 재주 ‘재’를 따서 선재도(仙才島)라고 부릅니다. 해안선의 길이가 10.9km에 이르는 아주 작은 섬입니다. 선재대교에서 이 섬을 내려다보면 작은 배들이 호수 안에 있는 것처럼 정말 아담한 풍경을 하고 있습니다.
Q: 아주 작은 어촌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섬의 볼거리나 먹거리가 있다면?
- 천혜의 간석지가 발달하여 바지락 생육에 딱 맞아 바지락 천국으로 통합니다. 그래서 이 섬으로 가는 길목에는 바지락 칼국수 등 바지락을 재료로 한 식당이 많습니다. 섬에서 섬을 건너 세 번째 섬에 이르면 뱃말이라는 포구를 만나는데 그 풍경을 마주하면 누구나 깊은 상념에 빠지게 됩니다. 수도권 지역에서 이렇게 평화로운 섬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Q: 포구가 아주 이색적인 섬이군요?
- 그렇습니다. 황동규 시인의 ‘기항지’라는 시가 있습니다. 시인이 눈 오는 겨울에 걸어서 항구에 도착했는데 “정박 중인 배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내용의 시입니다. 육지 출신인 시인은 배가 바다를 향해 있을 줄 알았는데 모두 어촌을 향해 있더라는 것입니다.
빈 배가 방황하는 자신처럼 먼 바다를 향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정녕 배들은 주인이 머물고 있는 어촌을 향하고 있었던 거죠. 시인은 그러한 섬 풍경을 통해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섬 여행의 참 맛이라는 게 바로 이런 풍경을 통해 삶을 음미하는 것이겠지요.
Q: 아무래도 섬 하면 낚시인데 고기는 잘 잡히나요?
- 포구 풍경을 한동안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연인들이 선재대교 아래서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초보자임이 분명인데 자주 낚아 올리며 탄성을 내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리 아래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포인트입니다. 이곳에서는 우럭과 놀래미가 잘 잡힌다고 합니다.
Q: 주민들의 생계 수단은 무엇입니까?
- 마을 주민 김창환씨(68)를 만났는데 “굴 양식과 고기잡이, 그리고 낚시꾼을 상대로 낚싯배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 간다”고 하더군요. 그이는 충남 안흥 포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그곳에서 보내고 선재도에 산지는 39년 째 접어들었고 하더군요.
그이는 어릴 적부터 배타는 게 소원이었고 생애의 절반을 그렇게 바다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원대한 꿈의 마도로스를 꿈꾸다가 이제는 생계를 위해 바다에 나가는 낙이 되었다면서 어려운 시대에 밥벌이하고 사니 이것이 행복이 아니냐고 반문하더군요.
Q: 배가 오고 가던 어촌과 다리가 연결돼 여행객들이 많이 와 불편한 점도 있을 텐데요?
- 연세가 지긋한 탓인지 아니면 낙천적인 삶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교통발달로 섬으로 오가기 때문에 외롭지 않아서 좋다고 하더군요. 갯벌에서 백합, 조개, 동죽 등을 파 먹고사는 어민들에게 예전 같지 않게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섬에 대해 이해하게 되어 좋다고 하더군요.
Q: 그곳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섬이 있다면서요?
- '측도'라는 섬입니다. 물이 맑아 섬 아랫도리가 훤히 보이고 늘 가까이 있는 섬이라는 뜻입니다. 썰물 때는 선재도와 측도 사이에 모래와 자갈로 된 모세 현상이 일어납니다. 썰물 때 잠수도로를 타고 섬으로 들어갈 수가 있고 물에 잠기면 기다렸다가 가야합니다.
측도로 가는 길은 잠수대교처럼 시멘트로 포장된 길인데 물에 잠기면 가로등만 보여 노을이 질 무렵 물속에서 목을 삐죽이 쳐들고 있는 모습을 과수원의 무슨 열매 같기도 하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슴 같기도 합니다.
Q: 주민들이 오고 가는데 불편할 것 같은데 그분들은 물때를 잘 알고 있겠지요?
- 그렇습니다. 손금 보듯이 외우고 있습니다. 물건을 내다 팔려면 오고갈 때 물때에 맞추는 것은 외딴 섬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Q: 그런데 물때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지요?
- 밀물과 썰물은 아시다시피 달과 태양의 인력 그리고 지구의 원심력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달과 태양이 지구와 일직선상에 놓이면 끌어당기는 힘이 가장 커져 달 쪽을 향해 바닷물이 부풀어 올라 밀물이 되고, 반대로 태양과 지구와 달이 직각을 이룰 때 바닷물이 줄어들게 되어 썰물이 됩니다. 이런 밀물과 썰물은 하루에 2번 일어납니다.
섬마다 시간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측도는 새벽 4시 무렵부터 아침 7시가 썰물. 밀물 시간은 오전 10∼11시대. 25시간마다 이렇게 되풀이 됩니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시간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섬 여행갈 때는 꼭 물때를 확인해보고 가는 것이 좋겠지요.
Q: 모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그런 바다가 우리나라에 몇 개 있지요?
- 제부도, 서천 웅도, 무창포, 진도 등 남해안과 서해안에 산재해 있습니다. 섬사람들은 그런 물때를 이용해 바지락을 캐고 그물을 털러 가곤 합니다.
Q: 겨울에 빙하를 볼 수 있는 섬이기도 하다면서요?
- 선재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썰물 때 갯벌에 깔린 살얼음이 밀물에 밀리고 짠물에 뒤섞이면서 바다 위에 채 녹지 못한 채 둥둥 떠다녀서 생긴 현상입니다. 한국판 알래스카 같은 풍경을 보여줍니다.
Q: 선재도에 또 볼거리라면?
- 선재도는 고려 때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는 '소우도'라고 불렸습니다. 선재도에는 드 놃은 목장 부지가 넓게 분포했는데 방목을 대표하는 섬이라는 뜻입니다. 또 해안가에는 곰솔이 우거져 있습니다. 오랜 세월 해풍을 이겨온 상징처럼 거무스레한 껍질이 거북의 등처럼 갈라져 있습니다. 이밖에 삼엽송, 세잎소나무 등 다른 소나무 종류도 군락지가 있어 소나무와 인연이 깊은 섬입니다.
Q: 선재도에 가면 가장 좋은 점이라면 뭘까요?
- 먹거리가 풍부한 대부도-영흥도-선재도까지 인근 3개의 섬을 다 둘러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까운 인천 소래포구로도 연결된 도로가 있어 인근 포구도 구경할 수가 있구요.
Q: 선재도로 가는 길 좀 소개해주시죠?
- 선재도 가는 길은 승용차의 경우, 서해안 고속도로 월곶 I.C=>시화공단 방향=>옥구 고가도로(신동아APT)=>시화방조제=>대부도=>선재도
- 대중교통(직행버스)은 인천에서 출발한다(032-883-5175/886-1603
- 배를 타는 섬 여행을 원할 경우 여객선을 인천 연안부두에서 타시면 됩니다
Q: 가을은 전어철인데?
가을전어는 그 고소한 맛 때문에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냄새를 맡고 돌아온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찬 바람나는 가을이면 각광받는 생선입니다.
큰 뼈를 빼고 나면 버릴 것이 없는 고기입니다. 뼈째로 썰어서 된장에 발라 회로 먹거나, 숯불이나 연탄불에 소금구이, 무침, 찜 등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Q: 주로 어디에 가야 먹을 수 있습니까?
9월부터 10월까지 남해안에서 서해안으로 전어가 이동하는데요, 전남 광양 망덕포구, 경남마산, 충남 서천 등에서 이 일대 섬에서 잡은 전어들이 선보이며 전어축제를 엽니다. 1kg에 손바닥만 한 것 10마리 정도가 4천원입니다.
KBS [박상건의 섬 이야기] 효자가 많은 섬 효자도 (0) | 2006.12.01 |
---|---|
가을의 멋과 맛을 내는 태안반도 간월도 (0) | 2006.10.09 |
강대국 침략 이정표....인천상륙작전 펼치던 최초 등대섬 (0) | 2006.05.31 |
긴장과 평화의 섬,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가다 (0) | 2006.04.18 |
집단누드 분양광고 논란 이후 (0) | 2006.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