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KBS-박상건의 섬 이야기] 가을의 멋과 맛을 내는 태안반도 간월도
2006.10.3 15:41~15: 55
진행: 김경미 아나운서 작가: 김수희
Q: 간월도는 어디쯤에 있는 섬입니까?
- 태안반도 중간쯤 바다에 떠 있는 섬입니다. 충남 서산의 대표적 갯마을로 각광받는 섬입니다. 우리나라 지도에서 호랑이 꼬리가 장기곶이고 발톱이 태안반도죠. 1973년 태안군 안면도에서 서산군 부석면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안면도 바로 위에 있는 섬입니다.
Q: ‘간월’이라는 뜻은 무엇입니까?
- 볼간(看), 달월(月)임으로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달을 본다’는 뜻입니다. 이 섬의 부속 섬인 조그만 섬 하나가 있는데 이름이 간월암입니다. 고려시대 말엽 무학대사가 이 작은 암자 섬에 들어와 불도수행을 하던 중 유난히 밝은 달빛이 바다 위를 비치는 것을 보고 간월암이라 불렀답니다. 이 작은 섬 이름이 결국 큰 섬 이름이 된 셈이지요.
Q: 그럼 그 섬에 사람이 갈 수 있습니까?
- 예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썰물 때 걸어서 가거나 밀물 때는 쪽배를 타고 오가야 합니다. 스님들과 불자들이 오가기 위해 간월암과 간월도 사이에 긴 줄을 매여 놓고 쪽배를 타고 오갑니다. 동강이나 섬진강 나룻배 다니듯이 말입니다.
Q: 안면도 바로 위에 있는 섬이라고 했는데 승용차로 섬과 섬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 안면도는 간월도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섬입니다. 물론 승용차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와 다리가 잘 연결돼 있습니다. 섬이 계속 붙어 있어서 승용차로 이동하다가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앞 바다의 섬들을 가고 싶으면 바로 철부선에 차를 싣고 건너면 됩니다.
그런 섬이 안면도 앞에 원산도, 삽시도 장고도 등 섬입니다. 그 아래가 대천항이구요. 이 코스를 패키지 여행으로 잡으면 짧은 거리에서 여러 섬을 볼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Q: 간월도의 볼거리라면 무엇일까요?
- 간월도가 유명해진 것은 1983년 천수만 간척공사로 둑길이 생기면서입니다. 이 긴 강둑 길로 승용차를 몰고 달리면 천수만 철새 도래지와 드넓은 평야지대 그리고 바다가 동시에 펼쳐집니다. 평야지대에는 담수호가 크게 형성돼 있어 그 물빛에 어리는 자연 풍경 혹은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가을 분위기에 흠뻑 젖을 수도 있습니다.
Q: 가을 분위기로 그만이군요?
- 이맘때쯤 그 물가에 앉아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물은 물결만 아니면 절로 고요하고, 거울은 흐리지 않으면 절로 밝다. 그러므로 마음도 애써 맑게 할 것이 아니라 그 괴롭게 하는 것만 버리면 절로 맑아 질 것이요, 즐거움도 굳이 찾을 것이 아니라 그 괴롭게 하는 것만 버리면 절로 즐거울 것이다”
채근담의 한 구절이죠. 무거움을 벗고 내려놓게 하지요. 그 아름다운 풍광 앞에서는 말입니다.
Q: 황금들판의 철새도래지, 그리고 담수호 풍경이 농어촌의 조화를 보게 하는데요?
- 그렇습니다. 200여 만 마리의 철새들의 보금자리 섬이 간월도입니다. 천둥오리, 흰뺨오리, 흰비오리, 청머리오리, 쇠어리, 고방오리등이 도래지인 이곳에 새소리며 바람소리 물결소리에 취하다보면 다시 그 새들의 먹이가 되는 물새우, 붕어, 잉어, 미꾸라지 밀물생물과 바로 건너 바다 생물의 조화를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Q: 아무래도 섬 하면 물고기이고 가을하면 또 전어 마니아들이 서해안을 찾는데요?
- 그렇습니다. 지금 서해안은 전어천국입니다.
가을전어는 그 고소한 맛 때문에 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냄새를 맡고 돌아온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찬 바람나는 가을이면 각광받는 생선입니다.
간월도에도 전어회, 전어구이, 전어무침 등을 맛보기 위해 찾는 가을 여행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전어의 맛도 맛이지만 간월포구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기가 막힙니다.
Q: 어느 정도입니까?
- 간월도 바다 깊이는 아주 얕습니다. 물이 들어오면 호수 같고 물이 나가면 질퍽한 갯펄에 물새들이 참으로 평화롭게 거닐고 있습니다. 회집들은 대부분 오래된 목선을 고쳐서 그 갯펄 위에 비닐을 치고 꾸민 포장마차 형태의 횟집들입니다. 아주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실제 배를 타는 기분으로 횟집에서 구이를 먹으며 먹이를 좇는 물새들을 구경하거나 이따금 고기잡이 갔다 돌아오는 목선들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마치 그 옛날 선비들이 자연 과 더불어 그림을 그리던 풍류를 떠올려 줍니다. 그런 산수화를 간월화라 불렀지 않습니까?
Q: 간월화는 어떤 그림을 말하죠?
- 산수화의 일종인데요, 아시다시피 그림의 주제가 인물이고 산수를 배경으로 다루었습니다. 그림 속의 인물은 주로 사대부나 문인들의 이상적 인생관을 다루었습니다. 그 산수인물화를 일컬어 고사관월도, 간월도, 상월도, 대월도, 망월도 등으로 자연 소재에 따라 명칭을 달리했던 거죠. 특히 이런 풍경은 간월도에 이슬비가 내리거나 해무가 끼면 바로 이런 풍경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가을이면 전어철이라고 하고 깨가 서말이라고 하는데 전어 맛이 정말 그렇게 좋습니까?
- 전어 특징은 큰 뼈를 빼고 나면 버릴 것이 없는 고기라고 합니다. 물론 마니아들은 뼈까지 씹어 먹을 정도로 뼈가 그렇게 크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뼈째로 썰어서 된장에 발라 회로 먹거나, 숯불이나 연탄불에 소금을 뿌린 전어구이, 무침, 찜 등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Q: 싸고 맛있는 전어를 먹으려면 주로 어디를 가야합니까?
- 전어는 9월초부터 전남 광양 망덕포구, 마령포구, 경남 마산 등 남해안에서 잡히다가 10월에는 서해안으로 이동합니다. 지금은 간월도 안면도 서산 등 태안반도 주위가 적격입니다. 전어축제도 한창입니다. 1kg에 손바닥만 한 것 10마리 정도가 4천원입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2만~3만원선 합니다. 구이가 안 되는 곳은 전어 전문점이 아닙니다.
Q: 그 밖에 간월도의 볼거리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 아무래도 서해의 일몰이지요. 바닷가 횟집에 앉아서 마음 편히 바라볼 수 있습니다. 전형적 갯마을 풍경을 하고 있는 곳이어서 더욱 아름다운 멋과 맛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겨울철이면 첫 맛은 담백하고 뒷맛은 깔끔하다는 굴밥이 독특한 메뉴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월도의 대표적 특산품이 어리굴젓입니다. 어리굴은 갯바위에 붙어사는 토화와 돌멩이를 갯펄 양식장에서 키운 특이한 석화입니다. 매큰 하면서도 시큰한 것이 독특한 맛입니다. 이밖에 굴회, 굴전, 굴밥 등 굴로 만든 음식들이 있습니다.
Q: 간월도 가는 길 좀 안내해주시죠
① 서울→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 → 32번국도 → 서산 → 649지방도로 → 부석 → 서산AB지구방조제 → 간월도
경부고속도로 천안I.C → 아산 → 예산 → 29번국도 → 덕산 → 해미 → 서산 → 부석 → 서산AB지구방조제 → 간월도
② 서울 남부터미널-창리행 직행버스(오전 10시26분-하루 1회. 3시간 20분소요)
서산-간월도 시외버스(40분소요)
* 이동하기 편한 승용차 운전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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