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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그 바다로 떠나고 싶습니다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by 한방울 2006. 6. 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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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늘 떠납니다
여행은 제 삶의 일부입니다
근데 주말을 못 기다리고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비 내리는 날이면 말입니다

창가에 서성이다가
무작정 시간의 여행을 떠납니다
어쩜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런 그리움이 있는 듯 합니다
그 그리움이 가슴 속에서 이따금
파도소리로 출렁이는 듯합니다

그렇게
파도소리가 동무해주는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늘 묵고 돌아오고
다시 찾아가면 동무다 되어 동행하던 바다

낯설지 않은 그 바다에서 만난
아침 바다의 모습은 남달랐습니다
고지대 어느 앞마당에서
콜록콜록 거리며 물이 나오다 말다 한 그 수도꼭지에
어느날, 마침내 힘차게 터져나온 물줄기처럼
철썩이는 바다는 가슴을 툭 트이게 합니다

그 바다의 파도는
태양을 공굴리며
둥둥 북채를 두들기며
백사장을 향해 밀려옵니다
그 걸음걸이는 너무 경쾌하고 즐겁습니다

그 바다의 파도는
장엄하기까지 하지만
그 바다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사실은
바닷가에 제일 먼저 나온 것은
민박집 이방인이 아니라
낯선 포구의 갈매기라는 것입니다
갈매기가 먼저 나와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푸른 바다를 미끄러지듯이
밤새도록 어망을 걷어 올리고 돌아오는
어부와 목선들
갈매기가 그들을 향해 까욱대고 있었습니다

이 바다가 역동적이고 희망적인 것은
그렇게 아름다운 동행을 하며 산다는 것입니다
목선은 깃밧을 휘날리며
파도는 서로 어깨걸고 밀려옵니다

그 바다의 아침은
그렇게 일출 그리고 갈매기
어부와 목선이 어우러진 합창의 바다였습니다
그렇게 일제히 함성을 울리며 아침을 열어제치고 있었습니다

그런 바다를 죽도록 사랑합니다
그래서 늘 다시 가고 싶은 바다입니다
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섬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런 바다의 모성애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바다가 못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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