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박상건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 해 내내 행복하세요.
칼럼방을 새집으로 이사해와
갑자기 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글밭에서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아울러 새해 첫날 나온
제 책도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
다음 미디어에서 이 책이나 제 이름을 치면
자세한 미디어 서평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 책을 좀 소개해도 괜찮죠?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열일곱 시인들의 작업실과 창작무대를 동행취재한 이야기입니다. 여성동아에 연재되었던 글을 일부 첨부한 것입니다.
수록시인으로는 신경림 송수권 정일근 이성부 나태주 문정희 백학기 안도현 황동규 고은 나희덕 도종환 유안진 오세영 박철 이정록 배한봉 등입니다.
*시인은 향기로운 꽃바람이다
시인이자 섬 여행가로, 주말마다 섬을 찾아다니고 해마다 섬에서 섬사랑시인학교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는 박상건. 그런 그가 우리네 단봇짐을 울러 메고 길 떠나 늘 빈손으로 돌아오는 열 일곱 시인의 작업실과 창작무대를 찾아다니는 일은 어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시인의 바람이 불지 않는 것은 허무이며 시인은 그런 허무 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이며 군불이고 우리 시대 낮은 곳에서 어깨 기대어 타오르는 장작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절망의 쓰레기를 주워 담는 넝마주이, 희망으로 가는 징검다리, 강나루를 건너는 나룻배, 벼랑 끝에서 젖은 가슴을 말려주는 등대라고 말한다. 우리네 삶의 이정표이자 형기로운 꽃바람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세상에 희망이 있는 것은 상실의 시대에 끈끈하게 살면서 아름다운 시어를 통해 행복한 집짓기를 하는 시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2년 동안 이런 시인들의 작업실과 창작무대를 동행 취재하면서 한결같이 느낀 점은 시인은 빈손의 바람으로 길 떠나고 빈손 비운 가슴으로 돌아와 웃는 행복한 성자라는 것.
*수록 시인들의 초상
지은이는 두 번에 걸쳐 신경림 시인을 인터뷰했는데, 신경림 시인의 삶 자체가 그대로 아픔이고 그 아픔을 민요가락으로 버무린 시인이라는 것. 막장 생활과 달동네 생활 등 시인이 뒤안길과 주요 창작 무대를 따라 동행 취재하며 비교하고 있다. 문학과 삶이 일치하는 시인이며 시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민주화 운동의 전면에 선 시인이 호평하고 있다. 그리고 신 시인의 문학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올바른 창작 방법과 잘못된 글쓰기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곁들여 전하고 있다.
신 시인과 함께 고은 시인을 일러 어두운 시대일수록 시로 불씨를 지핀 시대의 등불들이라고 말한다. 고은 시인의 어릴 적 성격과 천재적 영감에서 비롯된 시와 그림 그리기, 스님이 된 사연, 거듭된 자살 동기와 술과 함께 전국을 유랑하던 굴곡 많은 삶들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술 먹는 시인을 주창하는 고은 시인이 이제는 역사로부터 해방된 문학을 하겠다는 점도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한 점도 눈길을 끈다.
편집 대장을 들고 계엄사를 들락거렸던 이성부 시인이 80년대 절필한 이유와 고백, 젊은 날 방황하던 시기에 쓴 등단작에 대한 배경, 산상창작 무대와 등산 후 모래내 시장통에서 하산주를 마시는 특이한 창작활동을 동행 취재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송수권 시인은 죽은 남동생을 생각하며 시를 쓰고 자살하기 직전에 쓴 작품이 등단작이 되었고 똥장군을 져 나르며 시인의 생계를 도맡았던 아내가 백혈병 환자로 들어 누운 병상에서 아내에게 바치는 시를 쓴 이야기와 회한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들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안진 시인은 가난하던 시절 병원에서 낳은 아들의 병원비가 없어 월부로 갚아야 했던 일, 남편의 암 치료를 위해 헌신하고 나니 이제는 자신의 종기를 떼어내야 했던 일, 다작활동으로 산문을 주로 쓸 수밖에 없었던 사연, 박목월 선생과 인연, 그리고 이제는 교수직을 버리고 시 창작에만 매달리고 싶다는 심정을 이 책에서 처음으로 털어놓고 있다. 여행을 즐기며 시 쓰는 황동규 시인의 젊은 문학도 시절, 아버지 황순원에 대한 추억, 풍장과 기항지를 쓰게 된 배경, 정년퇴임 후 창작 활동 계획 등을 털어놓았다. 서정주 시인 제자로 신데렐라 시인으로 불렸던 문정희 시인의 신혼 때 삶과 문학이야기, 최근 여행 벽에 대한 소회,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에 대한 반박 등을 밝히고 있다. 오세영 시인은 어릴 적 가난과 문학열병에 대한 소회, 서울대 재학시절과 교수 시절 권위주의 교수 밑에서 현대문학을 하던 어려움과 요즈음 젊은 시인들의 문단 줄서기에 대한 비판, 자신이 생각하는 올바른 문학에 대한 견해 등을 밝히고 있다.
젊은 시인들 가운데 나희덕 시인이 고아 아닌 고아로 고아원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젊은 날의 고아원에서의 쓸쓸한 추억과 작품의 상관 관계, 문학을 홀로 공부하던 시절, 좋은 시에 대한 견해 등을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안도현 시인 역시 등단작에 대한 에피소드, 가난과 전교조 교사 시절, 완주군 산골에 집필실 생활, 앞으로 창작방향에 대한 견해들을 피력하고 있다. 도종환 시인은 대학시절의 문학활동, 헌 책방을 통한 독서방식과 책방에 관한 추억, 접시꽃 당신 창작 배경과 식물을 기르며 사는 이유, 전교조 복직이후 교사 생활이후 최근 심정을 밝히고 있다.
정일근 시인은 산골 은현리 생활의 24시간을 소상하게 밝히고 혹독한 창작훈련으로 신춘문예를 준비하던 이야기, 수배를 피해 바닷가로 가서 쓴 등단작에 대한 회고, 과수 농사를 지으며 우포늪을 거닐며 시 쓰기에 전념한 배한봉 시인과 요즈음 세태를 예리하게 꼬집고 풍경이 있는 시를 지향하는 이정록 시인의 창작 방식과 문학관, 서울의 마지막 농촌 시인을 자처하며 도회지풍 시를 쓰는 박철 시인의 젊은 날의 애달픈 사연, 불혹의 나이에 교사 기자 시인에서 배우로 변신한 백학기 시인의 최근 작품과 젊은 끼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시인들을 취재하면서 잘못된 평론가의 해석을 일일이 반박하기도 하고 시인의 작품과 삶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행 취재하며 질문을 통해 취재 후기를 통해 과감하게 비판하고 있기도 했다.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출신이자 대학에서 글쓰기와 기사작성법을 강의중이기도 한 지은이다운 예리한 글쓰기의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감칠맛 나는 여행 에세이를 많이 써오고 있는 지은이 훈훈하고 살아 파닥이는 그런 알싸한 글맛으로 버무려진 시인 탐방기라는 점에서 읽는 맛을 한층 우려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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