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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아들이 시인에게 쓴 편지

섬과 문학기행/시인을 찾아서

by 한방울 2004. 2. 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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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 이틀째이자 방과후 미술학원 음악학원엘 가는 날이다
샛길로 새지는 않았을까?
어떻게 친구들과 잘 어울려 적응은 했을까? 진종일 걱정이 됐다
아내도 일찍 귀가해 균우의 대견함을 칭찬하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었다
녀석도 으쓱대며 벌써 친구도 사겼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정일근 선생님이 균우 입학 축하한다고 아빠 홈페이지에 글을 보내왔다고 하자 아주 기뻐했다
그리고는 나도 답장 쓸래 하며 자판기를 손가락 하나로 옆에서 보기에 답답할 정도로 그러나 너무나 심각하게 자판기를 치면서 제깐에는 천장을 보다가 창문을 보다가 생각에 골몰하면서 섣부른 자판기를 짚어갔다
게임만 즐기줄 아는가 싶었는데 녀석이 컴퓨터로 글쓰기도 할줄 안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나보다 먼저 핸드폰 문자 메시지 보내기를 배운 녀석이었다
이제부터 조금 더 아들에 관심을 더 두기로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녀석이 대견스러운 밤이었다

녀석은 정일근 시인님한테 편지를 쓰고는 빨리 보내기를 하라고 했다
이것은 보내기가 아니고 이곳에 써 놓으면 사람들이 와서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녀석은 사람이 보는지 안보는지를 아빠가 어떻게 아느냐고 캐물었다
그래서 여태까지 글 써오던 것을 보여주며 홈페이지에 대해서 설명해주었다
즐거운 밤이었다

곧 균우의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 주어야겠다
편지 마지막 부분에 안녕히 계세요 대신에 충성이라고 쓰는 녀석의 끼에 배꼽이 덜렁거리는 밤이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왜 사느냐고 물으신다면 녀석처럼 웃기며 웃으며 산다고 말하고 지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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