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독도)
외로운 섬, 무인도
해안절벽 위에
등대처럼 앉아
생각은 나리꽃처럼
혹은 능소화처럼
흔들리다 보면
나그네처럼
방랑자처럼
긴 여행길을 일렁여 온
그렇게,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본다.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면
문득, 삶도 사랑도
그런 것이다.
(독도 앞바다를 비행하는 괭이갈매기)
더, 어쩌지 못하고
목 놓아 부르다가
마지막 나락의 끝자락에서
절망하거나 울부짖고 싶은 날
훌쩍, 바다로 떠났다.
그 바다에 길이 있다.
위안의 손길이 있다.
필자의 고향 청해진
살다보면, 부서지는 것이
때로는 새로운 영혼의 파도소리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라는 것을
그렇게 깨닫는 순간을 위하여
이렇게 파도는 부서지고
바다는 함께 출렁이라는 것을.
터벅터벅 해안 길을 걷다보면
작은 고동이 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꼭 한 번씩 비우고 나서
다시 출렁이는 밀물의 바다를 본다.
비행기도 날고 갈매기도 날고(장봉도)
그 섬 그 바다에는
우리네 생로병사의 모든 흔적들이 있다.
갯바람도 해당화도
그런 기억의 친구가 되고
출항을 꿈꾸는 선박도
섬모롱이 등대도
다시 우리의 새로운 항해를 염원하며
깃발을 흔들어댄다.
그렇게, 섬과 바다는
모든 것이 위안이고
삶의 이정표이다.
그래서 오늘도
섬으로 떠난다.
미치도록 그리운 그 섬으로
무작정 떠난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 유치환, ‘그리움’
서유럽 땅끝 포루투갈 까보다로까에서
덧붙이는 말: 물론 섬으로 가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내가 태어난 조국,
대한민국은 해양국가이고 해양민족의 후예이기 때문일 겁니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에서 사는 일, 그것은 원초적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삼면이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바다이니 우리 미래는 매우 밝은 것입니다.
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섬과 바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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