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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변화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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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방울 2011. 2. 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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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의 변화 성공할 것인가
[언론다시보기] 박상건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2011년 02월 21일 (월) 17:43:31 박상건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webmaster@journalist.or.kr
 

 

 
 
  ▲ 박상건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최근 보수신문의 대표신문인 ‘조중동’ 의제설정의 차이가 확연해지고 있다.

조선일보의 경우는 대정부 비판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동아는 친정부 논조를 지속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조중동 카르텔’로부터 이탈한 모양새다. 즉 진보 포용이라는 독자노선을 조심스럽게 펴고 있다. 
 
이들 보수신문중 중앙일보의 작은변화를 주목한다. 중앙일보가 잇따라 새 이슈를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뷰기법과 진보인사들의 잇단 인터뷰이다.

중앙은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정보, 의견, 신념을 이끌어내고 있다. 존 브레드는 저널리즘에서 가장 생생한 역사적 사실은 인터뷰를 통해서 얻어낸다는 역설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중앙일보는 19일 본지에 ‘장성민 전의원의 인간 김대중 이야기’ 연재를 예고하고 20일 중앙선데이에서 “1992년 혹독한 겨울과 인동초-정계복귀 보고서 본 DJ, ‘정치 안 해요, 서류는 거기 둬”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보도했다. 이어 4, 5면에 ‘김대중 비화를’ 공개했다.

첫 회분이 나가자마자 인터넷은 뜨거운 DJ논쟁으로 불붙었다. 현대사의 김대중은 그만큼 열광적 지지와 지독한 논란의 중심인물이다. 보수신문에 의해 빨갱이로 덧칠된 인물이 보수신문 히든카드로 등장한 것도 화제다.

DJ 연재 배경에 대해 중앙선데이 김종혁 편집국장은 “박정희와 3김씨는 시대의 거인이다. 이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대표성을 인정하고 합당하게 예우해야 역사가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 이에 앞서 한 달 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희정 충남지사, 유시민 전 장관을 인터뷰했다.

중앙일보가 이들 인사에게 공통적으로 던진 질문은 ‘진보와 보수의 소통’. 시대적 화두이기도 하다.

중앙일보는 오연호 대표에게 “우리는 열린 보수를 지향한다. 일류 진보와 소통하려 한다.”고 첫 말문을 열었고 오 대표는 “오마이뉴스도 열린 진보를 추구하고 경직된 진보에 회초리를 든다”고 화답하면서 연평도 포격 때도 곧바로 북한에게 사과하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맞장구를 쳤다. 신영복 교수는 “후배 중 일부는 ‘왜 중앙일보하고 인터뷰하느냐’ 해요. 제도권 언론 중 중앙일보가 가능성이 있다. 자기 보신과 이미지 관리 때문에 좁은 범위에서 행동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 “소통 부재의 한국 사회에 좌우 모두 변화의 의지를 가질 때만 진정한 공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미래를 위해 JP역사도 계승하겠다”면서 “이제 진보·보수의 차원에서 빚어진 갈등은 극복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중앙의 진보인사들의 잇단 인터뷰는 홍석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느낌이다.

그는 올 신년사에서는 방송에 국한하지 말고 신문과 방송, M&B, 시사미디어, 온라인 매체 등 각 매체 변화의 창의력과 네트워크 강화로 전체 미디어의 시너지 효과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도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사이익에 충실한 느낌을 떨칠 수 없지만, KBS 시청료 문제를 짚으며 종편광고시장 여건조성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조선은 구제역 침출수 문제 집중보도, 이귀남 법무장관의 한화수사 불법 개입, 한나라당 울산구청장 선거법 위반수사 부당개입 등 비판 감시기능 강화로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신문 산업 위기는 경영적 측면과 저널리즘 측면이 공존한다. 저널리즘 요인 중 스트레이트 기사가 70% 이상 차지하는 신문보도에서 독자의 싫증이 이만저만 깊은 게 아니다.

삶도 읽을거리도 신바람 나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쉽고 가벼운 휴먼스토리가 읽을거리로 제격이다.

이런 독자와 시대정신을 충족할 대안은 신선한 소재발굴을 통한 뉴저널리즘 창출이다. 변화 없는 저널리즘은 생명력이 없다. 생명력을 추동하지 못한 문화는 개인도 기업도 민족도 곧 사멸한다.

저널리스트의 창의성과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한다면 신문 산업도 꼭, 비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중앙일보의 새로운 시도가 전체 신문 산업에 어떻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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