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강릉 - 박상건의 섬 이야기] 선미도
2010. 2. 5 15:45~55 방송(시사강원 제2부)
진행: 김경미 아나운서
구성: 박경희 방송작가
연출: 강명욱 프로듀서
출연: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
Q: 선미도는 어디 있는 섬입니까?
- 인천 앞바다에서 56㎞ 떨어진 해상에 있는 섬입니다.
행정소재지로 따지면 옹진군 덕적면에 속합니다. 이 코너에서 한번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 요. 덕적도라는 섬에 딸린 무인도입니다.
Q: 섬의 크기는 어느 정도이고 어떤 모습인가요?
- 섬 모양이 땅콩 혹은 꽈배기 과자처럼 생겼습니다. 면적은 0.801㎡에 불과하고 해안선 길이는 7km입니다. 이 섬의 특징이라면 등대가 있다는 점입니다. 무인도지만 등대원은 3명이 거주합니다. 해수면으로부터 223m 절벽 위에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등대입니다.
Q: 무인도에 가장 높은 등대가 서 있군요? 그 등대 좀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 선미도 등대는 1934년 석유 백열등으로 처음 불을 밝혔습니다. 1987년 12월에는 모터를 돌려 에너지를 뽑아 불을 밝히게 됐습니다. 불빛이 나오는 등명기 역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큽니다. 그만큼 불빛이 강렬합니다. 그 불빛이 무려 31마일 해상까지 가 닿습니다. 멀리서 보면 작은 불빛이지만 서해 5도와 서해를 운항하는 모든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등대입니다.
Q: 무인도에 등대를 위해 거주하는 등대원의 삶도 참 궁금한데요?
- 다른 섬의 등대원들은 등대와 등대 사무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선미도는 콘크리트 원통형 등대 아래 사각형의 사무실을 함께 만든 게 특징이고 사무실을 별도로 만들지 않고 이곳 등대에서 외로운 생활을 합니다.
Q: 등대와 등대 사무실이 함께 있는 이유가 뭡니까?
- 일제 강점기에 설치된 초기의 등대들이 모두 이처럼 등대와 사무실, 숙소가 통합된 구조입니다. 업무의 효율성 때문이었는데 등대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2003년 8월부터 과거 형태를 살리면서 사무실과 등대를 새로 단장해 생활에는 큰 불편이 없다고 합니다.
Q: 등대가 가장 높다고 했는데 왜 그 높은 데다 만들었을까요?
-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치고 들어올 때 산둥반도에서 이 쪽 뱃길을 타고 들어왔을 정도로 예로부터 인천으로 들어오는 전략적 요충지이고 관문이었습니다. 또한 선미도 앞바다는 밤낮으로 파시가 열릴 정도로 어부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지금도 동북아의 물류 요충지, 군사요충지, 어업전진기지의 섬입니다.
선미도는 오랜 동안 풍화돼 굳어진 퇴적암층이 바다 깊숙이 뿌리박고 있습니다. 덕적도 본섬과는 500m 떨어져있는데 두 섬 사이 해협에는 급물살이 소용돌이칩니다. 이 때문에 여러 선박과 낚시꾼들 사고가 잇따르고, 산세 또한 험하고 풍랑이 잦아 악험도(惡險島)라 불렸습니다. 악천후와 지형이 매우 험악하다는 뜻이죠. 그러나 등대가 설치되면서 “아름답고 착한 섬이 되라”는 뜻에서 선미도(善尾島)라고 고쳐 부르게 됐습니다.
Q: 섬 안의 풍경은 어떻습니까?
- 섬 끝자락에는 어느 정원사가 가위질해놓은 것처럼 소나무와 소사나무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소사나무는 해풍에 강하고 정원수처럼 크지 않으면서 아담하게 성장하는 나무입니다.
섬 정상은 8개 능성이로 돼 있는데 활엽수림이 우거져 있습니다. 해풍이 불어올 때마다 소사나무가 배때기 뒤집어 흔들어대는 잎들의 흔들림은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장관을 이룹니다. 해변에 핀 해당화와 게멧꽃도 아름다운 볼거리입니다.
Q: 그 무인도에 목장이 있다고 들었어요?
- 예, 섬 가장자리와 해안가에 목장 초지가 있습니다. 목장이 있다는 것은 군사 요충지로 군마를 길렀던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섬사람들은 약초와 각종 먹거리를 이용해 야생 짐승을 길렀는데요. 현재 이 섬에 서식하는 식물은 280여 종에 이릅니다. 이를테면 참취, 방아풀, 제비쑥, 고사리, 꼬리풀과 큰천남성 군락지가 있고, 중국 쪽에서 날아온 것으로 이름 모를 식물들도 다수 분포합니다.
Q: 주민들은 어느 정도 거주했었나요?
- 몇 년 전까지 일곱 가구가 살았었습니다. 다른 섬과 달리 숭숭 뚫린 퇴적암 때문에 섬 정상에서 흘러온 빗물을 잘 여과해 물 걱정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2005년까지 염소와 토끼 등을 기르며 노부부가 살았었는데 2년 전 할아버지가 세상을 뜨고 할머님만 사는데 아들내외가 인천을 있어 섬과 뭍을 오가는 생활을 하면서 유인도 아닌 무인도가 돼있습니다.
주민들은 떠났지만 홀로 남은 짐승들이 빈집을 지키면서 야생 기질을 키우며 그들만이 종족보전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야생화 된 염소와 사슴을 보면 그들도 긴 그리움과 기다림의 세월을 느낀 듯 절벽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보면 묘한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사람 손길에서 벗어나 길들여져 민첩한 기질로 변해 그들만의 천국인 섬을 활보하고 있습니다.
Q: 사람이 거주하지 않으니 아무래도 동식물이 많이 서식할 것이고 나름대로 자연 풍경도 때 묻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 그렇습니다. 섬에는 가마우지, 까치, 노랑할미새, 흰뺨검둥오리가 살고 특히 겨울철이면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참수리 여섯 마리가 겨울나기를 합니다. 해안가에는 손으로 휩쓸면 한주먹씩 잡힐 정도로 수많은 고동과 게, 청각, 다시마 미역 등 해산물이 서식합니다.
Q: 아무래도 섬 하면 낚시가 얼마나 잘 되는가 인데요. 물고기는 잘 잡힙니까?
- 앞서 선미도 앞바다는 암석층이라고 소개했는데요. 낚시꾼들은 이 일대를 갯바위 낚시 포인트라고 말합니다. 주로 잡히는 어종은 우럭과 노래미인데 우럭밭이라고 부를 정도로 우럭이 많이 잡힙니다. 낚시를 위해 이 섬에 가는 경우라면 인천항에서 별도로 선상낚시배가 운행되기도 합니다.
Q: 선미도를 찾을 분들을 위해 꼭 해줄 말씀이 있다면요?
- 섬에서 숙박할 수가 없음으로 한나절 정도 돌아보기에 좋은 조용한 섬입니다. 따라서 인근 섬들과 패키지여행 코스로 계획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덕적도로 건너가시면 모든 숙박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배편이 모두 가능함으로 선미도와 인근 섬을 둘러보면 금상첨화겠습니다.
Q: 함께 들러볼 만한 섬들은 어떤 곳이 있을까요?
- 먼저 소야도를 들 수 있습니다. 생김새가 새가 나는 모양과 같다하여 새곶섬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섬은 두 개의 산지가 연결돼 천연 방조제의 구실을 하고 있는데요. 갯벌체험과 낚시가 가능한 섬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문갑처럼 생겼다는 문갑도, 흰 상어 이빨을 닮은 백아도, 민어 어장과 갯벌이 넓어 굴이 많이 나는 굴업도 등은 낚시 섬으로 유명하고 갯벌과 가는 모래가 많은 섬입니다.
Q: 끝으로 선미도로 가는 길 좀 안내해주시죠?
1. 대중교통
- 삼화고속 직행버스(서울역)→ 인천 연안부두(1시간 소요)
- 지하철(1호선 동인천역 하차→인천항(12번, 24번 시내버스, 35?40분 소요)
2. 배편
- 인천 연안부두→덕적도(1일 3~4회 쾌속선 50분소요. 승용차 선적 불가)→선미도(사선)
- 대부도 방아머리→덕적도(1일 2회 철부선 1시간 30분소요. 승용차 선적 가능)→선미도
3. 배편 문의
- 우리고속훼리(032-887-2891~5)/진도운수(032-888-9600)
- 인천항여객터미널(1544-1114)/대부항여객터미널(032-886-3090)
- 선미도 사선 문의: 새마음연수원(032-832-3364)
4. 덕적도 내 교통
- 배 운항시간에 맞춰 마을버스 운행, 민박집 봉고차량 수시 운행
- 주유소(농협주유소) 있으나 LPG충전은 불가
한국 최초 조류신호기가 있는 무인도 부도 등대 (0) | 2010.10.21 |
---|---|
서해안에 숨겨진 앙증맞은 섬 (0) | 2010.06.18 |
덕적군도에 다녀와서 (0) | 2010.02.23 |
[KBS 강릉-박상건의 섬이야기」 원산도 (0) | 2010.01.14 |
10월에 가볼만한 섬 (0) | 2009.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