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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건의 섬과 등대 이야기 70] 섬과 바다가 사계절 늘 푸른 섬 욕지도

섬과 등대여행/남해안

by 한방울 2010. 1. 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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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떼가 올림픽 오륜기를 휘젓는 욕지도 바다

[박상건의 섬과 등대 이야기 70] 사계절 늘 푸르게 출렁이는 39개의 섬, 욕지도

 

 

                                   삼덕항 여객선 포말 따라 동행하는 갈매매기 떼(상), 욕지도로 들어서는 여객선(하)


벌써 봄이 왔나 싶을 정도로 남녘바다는 푸르고 따사로운 햇살까지 뿌리면서 여행자를 맞는다. 욕지도는 한려수도 끝자락에 있는 섬이다. 지리상으로는 경상남도 통영항에서 뱃길로 약 32km 거리에 있는 통영시 최남단 섬이다. 섬 면적은 14.5㎢, 해안선 길이 31km. 섬에는 1,204가구가 산다. 행정마을 30개, 크고 작은 섬 39개가 올망졸망하게 모여 있는데 유인도가 9개, 무인도가 30개이다.


섬은 전체적으로 구릉이 발달하여 경지면적이 좁다. 그래서 섬사람들은 바다를 주요 생활 터전으로 삼는다. 구릉지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호박고구마가 생산되는데 돌밭에서 제 멋대로 자라서 생김새는 볼품없지만 맛은 일품이다. 무공해 귤, 땅두릅, 수국도 알아준다.


바다에서는 감성돔을 비롯한 풍부한 어종 때문에 섬사람들은 어업에 종사하면서 낚싯배 운영, 민박을 한다. 연안에서는 청정해역과 적당한 수온을 장점으로 하여 김과 굴 양식업도 활발하다. 욕지도는 국내 유일의 고등어 양식장과 참치양식장이 있다. 가을이 제철인 홍합과 굴, 여름은 건굴, 바지락, 키조개 등 조개류도 인기다. 일부 양식장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무료로 채취할 수 있고 낙지도 잡을 수가 있다.

 

 

                                   참치떼가 오륜기 모양의 가두리양식장을 휘젓고(위), 세 여인의 전설을 깃든 삼여도(하) 


참치 떼가 힘차게 휘젓는 푸른 바다의 올림픽 오륜기의 양식장

특히 욕지도 해안도로를 따라 섬을 조망하다 보면, 불현듯 올림픽 오륜기가 바다에서 나부끼듯 둥근 설치물이 여행객의 눈길을 잡아끈다. 오대주의 평화와 협력을 상징하는 깃발 그 모습대로 욕지도 푸른 바다에 그려져 있는 게 흥미롭다. 이것은 2007년 10월에 우리나라 최초로 둥글게 설치한 참치(참다랑어) 가두리양식장이다.


지구온난화로 남해안 수온이 상승하면서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북상하던 참치가 욕지도 해상에 나타났고, 영민한 욕지도 어민은 바다에서 잡은 새끼 참치 400여 마리를 양식하는 실험에 돌입한 것. 욕지도 참치는 참다랑어로 참치 종류 중 가장 큰 물고기로 몸길이는 최고 3m, 몸무게는 500㎏ 내외이며 25년의 수명을 자랑한다. 주로 수온 10~28도 정도의 태평양 동서해안과 대서양, 지중해에 서식한다.


참치 활동의 특징 탓에 둥그렇게 가두리 양식장을 만든 것인데, 지름이 25m 깊이 20m에 이른다. 참치는 고등어와 전갱이, 오징어 등을 던져주면 원형가두리 안에서 무리를 지어 회유하면서 머리를 수면으로 들어 올리며 민첩하게 먹이를 받아먹고는 수심 깊이 사라지곤 한다.


경상남도는 2014년까지 어민들과 연구진이 함께 참치양식기술을 터득한 후 2020년까지 장기적인 프로젝트로서 500억원을 투입, 어민의 수익증대는 물론 욕지도의 명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가두리양식 방식은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등 18개국에서 널리 활용되고 연간 4만톤씩 생산하면서 고부가가치 해양수산산업으로 부상했다.

 

 

                                           긴 부리를 가진 펠리칸을 닮은 펠리칸광주여(위), 유동해변 위 전망포인트인 쉼터(하)

 

 

대대로 군사요충지면서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섬의 매력

아밖에 욕지도에는 천연기념물인 모밀잣밤나무와 생달후박나무도 서식한다. 메밀잣밤나무숲은 동항리에 있고 모밀잣밤나무숲은 상록활엽교목으로 사시사철 관람이 가능하고 산림욕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다.


욕지도는 일본 등 외세침략이 빈번했을 정도로 일본이 욕심내던 섬이었다. 지금도 군사요충지로 통한다. 군사적 요충지라는 점은 여행자에게는 해풍과 파도에 깎인 해안선 풍광과 기암절벽이 기묘해 호기심의 대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풍경 때문에 매일 육지를 근거지로 삼는 섬 여행자에게는 볼거리이고 추억의 대상이 다. 특히 상여마을이라는 해안도로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욕지도 전망 포인트 중 으뜸이다. 한적한 섬에서 붉게 타오르는 일출은 여행자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일출이 아니더라도 이 포인트에서는 크고 작은 다도해의 풍광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한 쌍의 촛대바위, 3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삼여도, 좌사리도, 국도, 갈도, 홍도 등 점점이 아름다운 섬들이 바람 없는 날에는 그림처럼 펼쳐지고 갯바람 일면 출렁이는 그 모습 그대로 푸르게 생동하는 섬 풍경이 일상에 젖은 가슴을 활짝 열어 제처 준다.

 

 

                                     양판구미 해안절경(상), 연화도 사이 해상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모습(하)

 


까만 몽돌해변에 눈부신 파도, 야생 염소와 에덴동산으로 가는 길

덕동 바다는 해수욕장으로 이름 난 곳이다. 북쪽에 자리 잡은 해안이다. 300미터 가량의 까만 몽돌해변에 파도가 밀려오고 부서지는 모습은 눈부실 정도이다. 여름철이면 해수욕을 겸하면서 낚시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겨울에는 수면 위를 입술로 핥던, 가슴으로 공그르던 그 바람도 멎고 나면 겨울산사 보다 적막해 사색하는 해안여행코스로 그만이다.


유동해변은 ‘몽돌깨’라고 부르는 해수욕장이다. 해양수산부가 ‘2005년 아름다운 어촌 100선’으로 선정한 곳이다. 어촌체험마을이 조성돼 있고 앞서 말한 삼치 가두리 양식장이 있다. 또 팔순의 어머니가 쉰의 나이를 훌쩍 넘긴 딸의 암 치료를 위해 전국을 떠돌다가 돌을 깨서 일일이 물로 반죽하여 지은 에덴동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이밖에 도동해수욕장, 노적해수욕장, 통단해수욕장, 흰작살해수욕장 등도 빼놓기에는 아까운 해변 풍경을 자랑한다.


바위나 절벽 능성이로 펼쳐진 초지를 누비고 다니는 야생 염소 떼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섬에서 자라는 야생염소는 맞은 편 국도와 전남 완도군 약산도 등 남해안 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특히 욕지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마음껏 뛰노는 야생 염소와 섬에서 자생하는 삼지구엽초를 먹고 사는 꽃사슴의 풍경은 볼거리 중 하나이다. 1889년 개척자들이 처음 섬에 들어왔을 때 수목이 울창하고 가시덤불과 온갖 약초가 뒤엉킨 골짜기에 사슴들이 뛰어다니며 살았다고 전한다. 그래서 욕지도의 옛 이름이 ‘녹도’라는 설도 있다.


그러니까, 욕지도는 ‘사슴 록’자를 써서 욕지도라고 불렀다는 설이다. 그런데 욕지도의 지명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다. 욕지항 안에 작은 섬이 거북이 모양으로 목욕하고 있는 것 같다하여 ‘욕지’라 불렀다는 설, 유배지였기 때문에 많은 인물들이 이 섬에서 욕된 삶을 살았다 해서 ‘욕지’라 일컬었다는 설이다.

 

 

                                            여름 피서격이 몰리고 낚시포인트 유동해안(상), 초원 방목지 어미소와 송아지(하) 

 

세 여인의 섬 삼여도, 부리가 긴 펠리칸바위 등 청정바다의 섬 풍경

욕지도는 유물들이 많이 발견된 섬이기도 하다. 동항리, 상노대도 등에서는 선사시대의 조개더미 유적들이 연이어 발굴되었다. 한반도 남해안 섬 지역 석기시대의 성립과 더불어 해양을 통한 고대문화의 전파경로 등을 규명하기 위해 고고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 밖에 섬 풍경 중 볼거리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해안 일주도로에서 삼여도를 조망할 수 있다. 용왕이 세 딸이 900년 묵은 이무기로 변한 젊은 총각을 사모하게 되자 용왕이 노하여 바위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는 섬이다. 세 여인이란 뜻으로 삼여도라고 부른다. 섬의 경치가 아주 빼어나다. 그 왼편으로 펠리칸바위가 보인다. 부리가 긴 펠리칸이 먼 바다를 향하여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라서 해서 그렇게 부른다.


물론 여객선에서 둘러보는 섬 풍경도 빼 놓을 수 없다. 욕지도로 가는 뱃길은 80리 정도인데, 그 뱃길의 풍광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만큼 이 일대를 바다 공감을 차지한 한려수도가 수려하고 때 묻지 않은 전형적인 어촌 풍광을 타고난 탓이다. 욕지도로 가는 바다에서는 인근 섬으로 오고가는 여객선과 고깃배, 갯바위 낚시꾼, 해송과 야생화, 무인등대 등 일일이 다 꼽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적이고 서정적인 풍경화가 펼쳐진다.

 

 

                                    굽이굽이 아름다운 해안일주도로와 해안(상), 포말 감아돌리며 낚시터로 향하는 어선(하)

 


사계절 낚시꾼, 산악인, 겨울바다 홀로 여행객들 발길 이어져

낚시하기에는 어떨까? 당연히 강태공들 취향에 맞는 유명한 포인트가 섬 마다 널려 있다. 그래서 낚시천국이라고도 부르는 섬 중 하나이다. 주요어종은 감성돔, 농어, 흑돔, 돌돔, 도미, 볼락 등이다. 1~2월에 참돔, 감성돔, 3월에는 농어, 흑돔, 돌돔 6월부터 가을 사이에는 도미, 감성돔이 많이 잡힌다. 인근 해금강과 도장포, 구조라, 추봉도, 사량도 바다로 나가도  30~35㎝급 감성돔, 참돔, 벵에돔이 걸려든다.


섬 산악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욕지도 산행여행 전담 여행사가 생겨날 정도이다. 여행사 가이드에 따르면, 홀로 여행길에 나선 모습 또한 다반사란다. 해안선을 따라, 또는  능선을 타면서 사방이 탁 트인 바다와 나만의 대화를 주고받기에는 한려수도 산행의 장점 중 장점이다. 특히 선착장에서 야포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3km의 해안도로는 어촌마을의 풍경을 즐기는 매력만점의 구간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등반은 약 12km에 이르는 코스이다.


망대봉 코스는 2시간 소요되는데, 부두↔아포↔일출봉↔망대봉↔노적↔혼곡↔부두, 천황봉 코스는 2시간 소요시간 되는데 부두↔새천년기념탑↔마당바위↔대기봉↔태고암↔부두 등이다. 전체 코스를 선택할 경우는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코스는 부두↔일출봉↔망대봉↔할매바위↔대기봉↔시금치재↔약과봉↔논골↔부두 구간이다.


○ 욕지도로 가는 길

1. 고속버스

- 서울→통영 1시간 단위로 운행(5시간소요).

- 부산→통영(2시간 소요), 대구→통영(3시간소요). 

2. 승용차

- (통영항으로 갈 경우)통영시 원문검문소를 지나 시내간선도로 진입→산복도로(문화주유소 앞 신호등에서 직진)→내간선도로 500m 정도 직진 후 사거리에서 해안도로 쪽으로 좌회전 →100m 정도 지나 통영특산품전시판매장 좌회전→100m 앞 여객선터미널 이용 

-(삼덕항으로 갈 경우) 통영시 원문검문소를 지나 시내간선도로 진입→충렬사 입구(직진) →통영대교→미수·산양읍 방면 진입→산양읍 삼덕항 하차→여객선 이용

3.배편

- 통영항→욕지도(1시간 30분소요). 

- 삼덕항→욕지도(50분소요). 

- 여객운임은 승용차 선적시 16,000~22,000원

- 개인 운임은 9,000원.

- 배편문의: 통영여객선터미널(055-641-6181), 삼덕터미널(055-641-3560), 욕지터미널(055-641-3734).

 

○ 섬여행 TIP

1. 배편은 통영항에서 가는 코스 중 어느 섬보다도 편리한 편이다. 욕지도 도선에는 차를 선적할 수 있고 3척의 대형 카페리가 하루 평균 왕복 9회, 1시간 단위로 운항한다.

2. 여행사 프로그램 중 욕지도+삼여도 2개 섬 일정으로 광고를 하는 곳도 있는데 이는 욕지도에서 삼여도를 조망하는 방식이다. 즉, 욕지도 단일 코스임으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3. 전체 섬의 특징을 차분하게 체험하고 사진촬영 등을 계획한다면 당일치기로는 무리한 여행코스이며 차량을 가지고 가면 여유롭게 섬을 일주할 수 있다.

4. 선착장에서 투어카트를 대여하기도 하는데 2인승 2시간에 30,000원을 받는다.

5. 통영 선착장에서는 낚시체험을 할 경우는 통영-욕지도 교통비, 욕지도 투어카트 이용료, 중식, 낚시채비 일체, 미끼, 회 손질 비용 등을 포함 6만원 내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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