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건의 섬 이야기] 전남 신안 압해도
Q: 압해도는 어디에 있는 섬입니까?
-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3.2㎞ 지점에 있는 섬입니다.
Q: 섬의 규모는 어느 정도 됩니까?
- 면소재지 섬이니 꽤 큰 섬이지요. 최근 간척공사로 염전과 논이 조성되면서 2001년 48.95㎢에서 67.4㎢로 늘어났습니다. 해안선 길이는 217㎞에 이릅니다. 인구는 2009년 12월 현재 7,600명입니다.
Q: 왜 압해도라고 부릅니까?
- 섬 전체가 삼면으로 퍼져 있는데 바다를 누르고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한자로 ‘누를 압’자를 써서 압해도라고 부릅니다. 조선시대에는 유배지였는데 당나라 대승상 정덕성이 이곳으로 귀양 와서 우리나라 정씨(丁氏)의 시조가 되었다고 합니다.
Q: 유배지일 정도로 외딴 섬이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 2008년 압해대교가 개통돼 목포 북항 쪽에서 승용차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압해대교는 왕복 4차선 교량인데 바다 위 교량 길이가 1.42km 입니다. 이 다리도 볼거리입니다. 주위 무안 일대와 신안 소속 섬들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Q: 주민들은 주로 무엇을 하며 살아갑니까?
- 주민들은 대부분 농업과 어업을 겸합니다. 연근해에서 참조기, 민어, 숭어를 잡고 특히 포구에 보면 아주 작은 쪽배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 배들은 낙지를 잡는 배입니다. 김 양식장에 큰 배가 드나들기 불편해서 어민들은 이 배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압해도는 양식장이 많고 염전도 활발하며 양질의 고령토가 채굴되는 섬입니다. 고령토는 도자기 원료로 사용합니다.
Q: 섬 여행 중 맛기행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압해도의 대표적 먹거리는 무엇입니까?
- 일명 오돌이라고 부르는 보리새우입니다. 양식을 못하기 때문에 수량이 적어 귀한 먹거리로 통합니다. 소금구이로 먹어도 맛있고 산 채로 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습니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분들은 세발낙지와 오돌이를 같이 먹으면 취기가 거의 없고 풍취를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자연방목으로 사육한 압해도 토종돼지와 세발낙지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세발낙지는 잡는 대로 현지에서 거의 소비되기 때문에 여행길에 꼭 맛보기를 권해드립니다다.
Q: 그런 먹거리들은 현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인가요?
- 포구마다 먹거리 장터와 특산물 전시장이 있지만 운치 있기로는 송공 선착장을 가시면 좋습니다. 양식장 풍경, 쪽배들의 모습, 선상낚시, 포구를 드나드는 여객선 모습을 볼 수 있고 현지 어민들이 직접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아주 싼값에 맛 볼 수 있는 운치 있는 포장마차촌이 잘 단장돼 있습니다.
Q: 압해도의 대표적인 특산물은 무엇입니까?
- 9~10월에 토질 좋은 황토밭에서 수확하는 압해도 배를 들 수 있습니다. 바닷바람의 조화로 과육의 질이 좋고 높은 당도 때문에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또 청정해역에서 기른 김, 방금 소개한 발이 가는 낙지인 압해도 세발낙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Q: 자, 이제 가볼만한 곳을 소개해주시죠?
- 먼저 송공산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높이가 230m로 그리 높지 않은 송공산 정상에 축조된 산성입니다. 고려 이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동국병감에는 1255년 몽고가 침략했을 때 이 성터에서 싸워 이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송공산에 오르면 동서남북으로 흩어진 압해도 작은 섬들과 양식장, 그리고 형형색색의 배들이 햇살 부서지는 바다를 오가는 모습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도 황토길로 잘 닦여 있어 산책하면서 삼림욕도 즐길 수 있습니다.
Q: 앞에서 낙지를 말씀하셨는데 낙지는 갯벌에 살고... 압해도 갯벌이 꽤 유명하던데요?
- 압해도 갯벌은 남해안 섬 가운데 가장 광활하고 풍성하게 퍼져 있습니다. 그래서 압해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낙지, 짱뚱어, 숭어, 농어 같은 갯벌에서 많이 나는 것을 잡아 생활해왔습니다.
특히 이곳 낙지는 ‘뻘낙지’라고 부르는데 색깔이 갯벌을 닮아 다른 섬의 붉은 색의 낙지 색과 다르고 맛이 부드러운 게 특징입니다. 이런 갯벌에 서식하는 ‘우럭조개’도 압해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개 중 하나입니다.
Q: 앞서 염전도 많다고 했는데, 천일염 생산지인가요? 주변 어촌 풍경도 소개해주시죠?
- 천일염은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자연 증발시켜 만든 것으로 염화나트륨 이외에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들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굵은 소금’이라 불리며 주로 절임용으로 쓰입니다. 가정에서 많이 쓰는 정제염은 대부분 바닷물을 전기분해한 인공 제조과정으로 처리해 만든 것이지만, 압해도에서는 자연적인 제조과정이 특징입니다. 염전 분포지역은 장감리, 분매리 지역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염전 주위로 이어지는 복룡리 일대 배 재배단지도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봄이면 마치 선녀들이 춤추듯 하얀 배꽃이 절정을 이뤄 봄꽃놀이 코스로 제격입니다. 여름에는 무화과가 지천으로 열리고, 가을과 겨울에는 흑비둘기, 왜가리, 쇠백로, 멸종위기종 노랑부리백로 등을 쉽게 볼 수 있어서 청소년과 가족단위 철새탐조 체험여행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Q: 섬에 가면 낚시를 빼 놓을 수 없는데요. 낚시하기에는 어떻습니까?
- 각종 어류가 풍부해서 주말과 휴일에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옵니다. 아무래도 갯벌이 많기 때문에 해안가에서는 망둥어 장어가 많이 잡힙니다. 배를 타고 나가면 돔, 우럭, 농어가 잘 잡힙니다. 간척지 수로에서 민물 붕어낚시도 아주 잘 됩니다. 바다낚시는 초여름부터 10월까지 돔, 농어가 잘 잡히고, 추석전후인 10월 초순부터는 우럭이 잘 잡힙니다.
Q: 끝으로 압해도로 가는 길 좀 안내해주시죠?
- 교통이 아주 좋은 편입니다. 승용차 이용 시에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까지 와서 북항 쪽에서 압해대교를 건너면 됩니다. 버스는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목포터미널까지 4시간 30분 소요됩니다. 다시 압해도까지 15분이 소요됩니다. 기차는 서울역, 항공은 김포공항에서 타서 무안공항에 내리시면 됩니다.
압해도에서 다시 인근 섬으로 여행을 하고자 할 경우에는 송공선착장으로 가면 됩니다. 배편은 압해농협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전화번호는 061-271-0512입니다.
* 이 글은 11월 4일 <KBS> 강릉 ‘박상건의 섬이야기’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글, 사진: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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