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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 행복한 섬여행 저자

여행과 미디어/섬여행과 책

by 한방울 2010. 1. 1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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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MBC라디오-좋은 아침입니다]

인터뷰: 박상건 섬문화연구소 소장.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 여행> 저자

방송: 2010.1.16. 08:35분-57분

PD: 김정희, 진행: 임소정 

                                            

O/M: <좋은 아침입니다>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그만큼 섬도 많은데요,

이번 주말에는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섬으로의 여행 어떠세요?


섬에서 겪은 일화들과 정겨운 섬 사람들 이야기,

섬 여행에 관련된 팁까지 우리나라 섬 45곳을 소개한 책이 나왔습니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 여행> 인데요,

이 책의 저자이신 박상건 섬문화연구소장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먼저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 여행>이라는 책에 대해서 소개해주시면?

- 섬은 때로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해수욕을 하고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추억의 공간입니다. 때로는 한적한 곳에서 홀로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때로는 저무는 노을을 바라보며 잠시 잊고 살았던 감성을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렇게 섬은 사람과 자연이 가장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공간입니다.


어머니의 품과 같은 넉넉한 섬에서의 여행은 영혼의 갈증을 해소해주고, 경이로운 자연을 만나는 색다른 경험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대한민국 섬 가이드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어떻게 찾아가고 어떻게 섬여행을 즐길 것인가를 고민한 책입니다.


접근성이 얼마나 좋은지, 해수욕이나 낚시, 산행과 걷기여행 등을 즐기기에는 어떤지를 별점으로 표시해 섬의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습니다. 버스나 택시 이용, 배편과 자가용 이용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고, 섬에서 숙박 시설과 먹을거리 정보, 갯벌체험 코스, 낚시와 전망 포인트, 여행 시 주의할 점 등 섬여행을 계획할 때 꼭 필요한 정보들을 꼼꼼하게 설명했습니다.

                                                             

 

 

Q: 책 속에서 총 45곳의 섬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해주시면?

- 일단 언제 떠나도 좋은 섬을 중심으로 45개를 선정했습니다. 테마별로 골라 떠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섬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고향인 자연의 일부이고 고독하게 태어나 고독하게 스러지는 우리네 일생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바다, 늘 수평을 이루는 바다에서 우리는 기쁨과 슬픔의 바다, 겸허함, 부서지는 물보라를 보며 일상의 해방구와 일탈을 공간을 향유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인간과 자연이 아름다운 동행을 하고 나를 반추하는 일이 섬여행입니다.


Q: 그 중에서 요즘 같은 한 겨울에... 더 아름다운 섬이 있다면?

- 언제 떠나도 그 모습 그 자체로 좋은 섬이지만... 요즈음처럼 추위에 움추릴수록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그런 겨울바다에서 삶을 일구는 섬사람들의 생동함을 바라보고 소통한다면 여행의 참맛을 느끼지 않을까요. 겨울바다 섬으로는 남해안이 제격인데요. 경상도에서는 지심도 소매물도 남해도 창선도가 좋고 전라도에서는 청산도 보길도 금일도 신지도, 충청도에서는 삽시도 안면도가 좋습니다. 일단 호젓한 해안선과 따뜻한 기온이 제격이니까요.


Q: 경남에서도 남해안지역의 섬이 많은데요, 가까이에서 가족과 함께 찾기 좋은 섬을 추천해 주신다면?

- 소매물도는 천혜의 바다여서 가족여행을 두 번이나 다녀온 곳입니다. 파스텔톤의 바다, 등대섬이 아름답고요. 한산도는 노을지는 풍경이 그대로 한 편의 영화 같습니다. 거제도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좋은데 올망졸망한 섬을 조망하기에 제격이지요. 배를 타고 나가면 욕지도 사량도 창선도도 침 마르도록 자랑하고픈 아름다운 섬입니다.


Q: 소매물도, 한산도, 욕지도 사량도 창선도를 꼽아주셨는데요. 섬 여행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요?

- 섬여행의 에피소드는 참으로 많은데요. 그 중 하나는 주민이 거주하지 않고 한 종교단체가 소유한 국도라는 섬에서 시인들과 전국에서 모여든 캠프 참가자 70명이 2박3일 동안 노을지는 섬에서 촛불시낭송을 하고 해변백일장을 열고 낚시를 하던 추억입니다.


해변백일장에서 서울에 사는 한 초등학생이 글짓기에서 ‘바다에는 횡단보도가 없어 좋다’라는 시로 상을 받은 일입니다. 도시와 달리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미끄러져 가는 배가 신기했던 것이죠. 이것이 발로 여헹에서 얻는 정서적 충격이고 발견의 기쁨이지요. 그리고 섬에서 풍랑주의보를 만나 사나흘을 발이 묶여 난처했던 기억들은 너무나 많은 일 중 하나입니다. 자연에 그대로 나를 맡기고 섬에 갇히는 일도 나를 뒤돌아보는 좋은 경험이기도 합니다.

 

Q. 사단법인 섬 문화연구소 소장으로 계시던데요, 이 곳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시면?

- 아주 오래 전 영호남의 시인 70여명이 변산반도에서 만나 등대 아래서 시를 읊고 갯벌체험을 하는 모임이 있었는데요. 그 때 많은 시인들이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일반인들과 함께 해보자고 해서 95년 섬문화연구소를 발족했습니다.


주요행사로는 매년 전국의 섬을 찾아다니며 캠프를 열고 낙도어린이를 초청해 서울문화체험 방송국 청와대 견학 등 섬과 도시 교류를 촉진하고 독도 문제가 불거질 때만 섬을 이야기하지 말고 반도국가 후예로서 평소에 우리나라 섬을 체험하자는 차원에서 생활 속에서 섬을 사랑하는 순수한 섬사랑 공동체입니다. 현재 약 200여명의 문화예술인 언론인 해양학자들이 함께 하고 있고 <섬> 잡지 인터넷신문 발행, 독도 책자 발행 등을 하고 있습니다.


Q: 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신데요, 소장님께 섬은 어떤 의미일까요?

-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여행은 비우러 가는 일입니다. 왜 사람들은 수평선의 일출과 일몰에 감동할까요. 바다는 수평으로 살아갑니다. 그런 지혜를 배우는 공간을 가로질러 가는 여정이 여행 길이고요. 그래서 여행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런 자연 중 섬에는 그대로 인간의 희노애락으로 출렁입니다.


섬에는 절망과 극복을 상징하는 파도, 푸른 채찍질의 파도가 결국 백사장에 하얗게 스러지는 풍경은 생로생사를 그대로 닮았습니다. 섬에서는 이처럼 인간의 기쁨과 슬픔, 고단함과 희망의 메시지를 품고 파도가 출렁이고 부서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런 환경에서 섬사람들이 호흡하고 극복하면서 섬의 문화가 잉태되고 역사가 이어지는 것이죠. 그게 반도국가 대한민국의 역사이고 문화이기도 하고요.


Q: 소장님께서는 책에서 ‘섬이란 사람과 자연이 가장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곳’, ‘누구나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표현하고 있던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 요즈음처럼 살 에이는 추위가 불어닥칙 때일수록 겨울바다 섬으로 가볼 필요성이 이런 대목 때문에 필요합니다. 정서적 소통을 통해 깨닫고 삶의 지혜를 배우는 거죠. 이를테면 겨울바다에서 언 손으로 김을 뜯고 고기를 잡고 눈 뜨기도 어려운 갯바람을 맞으면서 해변에서 굴을 따는 아낙네들을 만나보며 인내와 질곡의 삶을 배웁니다. 그러면서 바람 부는 대로 물길 흐르는 대로 사는 안빈낙도의 섬사람들을 삶을 통해 도시민들은 이방인들은 새로운 기쁨과 환희를 맛보는 것이죠. 이것이 섬여행의 의미이고 묘미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책에서 안급했습니다만, 진정한 여행을 깨닫고 느끼라는 것입니다. 해수욕만 하고 돌아오거나 포구 앞에서 회 한 접시 먹고 하돌아와 섬에 다녀왔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일정으로는 진정한 여행이라고 할 수 없죠. 섬마을 속속들이 체험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섬과 함께 호흡하면서, 독창적인 섬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체험을 글로 쓰거나 그림이나 사진으로 표현하면서 상상력을 기르고 정서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때 진정한 섬여행이지요. 생동하는 섬에서 삶의 에너지를 듬뿍듬뿍 받아 삶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여행이길 바랍니다. 


Q: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예, 감사합니다.

 

C/M: 지금까지 책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 여행>의 저자 박상건 섬 문화연구소장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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