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의 아침] 꿈꾸는 격렬비열도/박상건
꿈꾸는 격렬비열도/박상건 망망대해 그 너머/ 연사흘 흰 거품 물고 칠천만 년 꾹꾹 눌러 둔 고독이// 마침내 폭발하더니만, 깊고 깊어 푸른 그 그리움 더 어쩌지 못하고 파도소리 뜨겁게 퍼 올려/ 등대 불빛을 밝히는 서해 끝 섬// 온몸 뒤틀며 태어난 기억/ 파도소리 홰칠 때마다 귓전에 여전한데 두 눈 껌벅 껌벅/ 황소처럼 드러누워/ 또 무슨 꿈을 꾸는가// 대륙을 휘달리던 바람 소리를 키질하듯 산둥반도로 가던 장보고의 박동 소리를 풀무질하듯 독수리의 날개 짓으로 이 바다를 휘몰이 하는 해안선 주상절리로 아로새기고/ 틈틈이 해국을 피워 흔들면서 다시 비상을 꿈꾸는 섬// 멀리서 바라보면/ 유채꽃 원추리로 노랗게 출렁이고 등대지기 거닐던 동백 후박나무 밀사초 섶길 위로 포물선 그리며 푸른 바다에 수를 놓는/..
섬과 문학기행/시가 있는 풍경
2020. 11. 17.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