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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 그 등대지기를 그리며....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by 한방울 2002. 9. 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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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기행을 앞두고 가슴이 설레입니다
딱 한달만에 발동한 섬에 대한 그리움의 봇물이 터진다
통영 앞바다 국도에 다녀 온 지가 한달이 지났으니 말입니다

섬에서 무슨 고기를 낚을까?
어느 갯바위에 누워 귀가 찬 구름 하늘과 눈맞으면
가슴은 또 얼마나 울렁거릴까

오랫만에 타 보는 통통배
그래서 목포에서 카페리호를 타지 않고
진도에서 어부와 함께 똑딱선을 타고 가기로 했다

목포까지는 새마을호로 기차여행을 즐기고
다시 목포에서 버스를 타고 진도 항만에서
마을 아저씨가 키를 잡는 작은 배를 타고 가는 것이다

아저씨가 내려 주는 포구 저만치에서는
언젠가도 그랬듯이
등대지기는 우리를 향해 손 흔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등대에 올라 이 넘이 큰 일을 한다는 사실을 은근히 자랑 할 것이다
얼 마후 잘 생긴 갯바위에 낚시 포인트를 잡아주면
나는 그렇게 서울에서의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싱싱한 생각을 낚기 시작할 것이다

바다에서 건져 올리지 못한 생각들은
등대원들과 밤새 소주에 회를 먹으면서
이야기로 풀어갈 것이다

마음을 바다에 놓고 사는 사람들
눈길을 지나가는 여객선이나 어선에 주며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 마음 곁에서 하룻밤의 기억은
내 영혼에 손금만한 금을 내고
그 금이 우지직 무너지는 날엔
순수의 이름으로 강물져서 흐를 것이다

그 강물을 위해
나는 툭툭 털며 내려가려 한다
가능하다면 털털거리는 기차바람에
훠이훠이 날려보내려 한다

그 바다에서 파도치면 내 영혼 다 행굴 수 있으려나
그 그리움
오늘밤도 강물만큼 깊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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