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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島에서 보낸 2박3일

여행과 미디어/섬여행 캠프

by 한방울 2002. 8. 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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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島 섬사랑시인학교를 다녀와서
15일부터 17일까지 마침내 네번째 섬사랑시인학교가
통영 앞바다 국도에서 열렸습니다

서울을 출발한 버스가 오전 통영을 향했습니다
대구 안동 부산 광주 창녕 지역은 개별적으로 통영을 향했습니다

전날 이 지역 통영의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행사 진행 문의가 빗발쳤고
만일의 우중사태에 대비해 삼덕항 인근 초등학교 3개의 교실 그리고
군부대로부터 모포 150장을 지원받아 놓았드랬습니다

중부권 고속도로를 집입하면서 빗줄기가 차창가에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조아렸습니다
그러나 현지에 도착하여 날씨는 화창하였고
13일간 포구에 묶인 여객선은 70명의 참석자들을 싣고 국도로 향했습니다

국도에 도착하자 수국과 동백으로 우거진 섬 모습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국도에서 준비된 저녁식사를 먹고
첫날밤 행사는 시인과 조별로 구성된 창작체험
그리고 이성부 시인의 [좋은 시란 무엇인가] 강의가 잇따랐습니다
이어 촛불을 켜고 시낭송
친교의시간에는 밤 늦도록 시인과 일반인들이 어우러져
한잔 술에 섬에서의 가슴 부푼 하룻밤을 이야기꽃으로 피웠드랬습니다
송수권 시인 등 몇 분은 강태공들은 포구 갯바위 에서 밤낚시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일부 참석자들은 국도 등산에 나섰고
일부는 국도 산책에 나섰습니다
비디오와 사진기에 해무 낀 국도, 어선이 똑딱거리는 앞바다 풍경을 부지런히 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백일장 시제가 발표되면서 섬 모퉁이에 앉아 습작하는 광경ㄷ즐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이들은 섬에 있는 잉어 양어장을 구경하거나
구름다리 쪽으로 나가 뛰어다니 야생 흑염소를 신기하게 바라다 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행사 때보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많았고
이들은 백일장과 낚시대회에서 어른들을 비집고
큰 상을 거머쥐기까지 하였습니다
오후에는 작은 마을이라는짝지로 나갔습니다
산길을 거닐었습니다
조무래기들 등산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당초 우려했던 위헌한 길이라는 이 산길이
그들에게는 추억의 극기 훈련장이 된 셈입니다
계곡을 내려서 짝지에 이르자 애 어른 할 것 없이 탄성이 쏟아졌습니다
파도소리처럼 맑은 울림이었습니다
역시 바닷가에서는 물이 최고였습니다

여류시인들과 참석한 아주머니들이 가지고 간 수박을 쪼개고
밤새 잡은 흙돔과 각시고시 우럭을 다른 시인들과 어른들이 회 칼질을 하고
모두가 짝지에 해변의 오찬을 즐겼습니다
내친 김에 이경섭 사진가가 바로 앞바다에 서 있는 어선을 향해 자유형으로
물을 헤쳐가
싼값에 70센티의 방어 11마리를 사왔습니다
참석자들이 각출하여 이 방어 회를 사왔고 모두가 회 포식을 했습니다
소주에 회 그리고 바위에 붙은 고동을 까서 고동회를 먹었드랬습니다

수영을 하는 도중에 1미터 가량의 해파리가 나타나
어른들이 이를 건져 올려 독기를 빼내곤 했는데
애들에게 이 광경은 살아있는 과학공부인 셈이었습니다

밤이 되자 조별로 보여 2단계 시창착 공부를 했습니다
송수권 시인의 유통언어 쓰지 않기, 우리민족 정서란 무엇인가? 등 시창작 실제 강연을 했고
이진영 시인이 습작시절 필사공부 방법론의 짧은 강의가 잇따라
시를 공부하려는 많은 분들의 관심을 고조시켰습니다

74세의 할머니는 일제시대 교육만 받아오다가
이런 시창작 강의를 들으니
100편의 필사노트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이곳까지 소개해준 아들이 효자라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마지막날 시상식 날
섬문학상 시상식에 이어 국도 섬 김영일 원장의 감사패 수여
그리고 낚시대회 금고래상(초등학생이 수상)
백일장에서는 어머니가 장려상 아들이 동상을 차지하는가 하면
아버지가 동상 딸이 은상을 차지하는 등 초등학생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바다에는 횡단보도가 없다는 표현을 쓴 제 아들넘이 큰 상을 차지할 뻔 했지만 제가 주최측인 원죄로 만류해 녀석은 장려상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 표현이 시인들이 사이에서 한동안 화제거리가 됐습니다

20명의 백일장에서 입상하였고
이들에게 130권의 시집, 동시집과 시창작에 도움이 되는 여러 책들이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안동시 부천시 어떤 아주머니는 아예 라면 박스에 시집들을 포장해 가지고 가더군요
일가족이 상을 탄 모양입니다

마지막날 모두가 지쳤을 시간이지만
드넓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여객선 2층 갑판 위에서 시인들과 어울려
아쉬운 대화를 이어가기에 바쁜 시간들이었습니다
두 분의 동행취재기자들은 막판까지 시인학교 취재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하나되어 국도를 뒤로 한 채 여객선 위에서
제4회 섬사랑시인학교 기념촬영을 했드랬습니다

삼덕항에서 내려 장군보쌈에서 보쌈으로 마지막 점심 식사를 하고
저마다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어린 애들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언니 누나 형....잘 가라며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드랬습니다

모처럼 찌들린 가슴을 털고
섬에서 보낸 2박3일이었습니다

그것은 평화롭고 싱그럽고
그런 사람들끼리 정다움으로 깊어가는
한 여름의 퍽이나 아름다운 외출이었이라고 생각 합니다

눈 내리는 겨울 섬시인학교에서 조우를 바라며
정든 그이들의 얼굴들이 선하다
파도소리가 귓전에 생생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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