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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과 생방송 펑크내기

섬과 문학기행/붓가는대로 쓴 글

by 한방울 2002. 8. 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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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은 비참한 일을 당해야만 깨닫는다
(헤시오도스-고대 그리스 서사시인)


아침 초인종 소리 요란하다
가스 점검한단다

아차 지금 시간 오전 10시
국군방송 생방송 시간은 아침 7시30분

핸드폰에 부리나케 들려오는 음성 들리는 듯하다
스탭들 야단 맞고 안절부절하는 소리 들리는 듯 하다
수신자 표시를 보니 전화가 무려 여섯번 걸려왔다

사무실로 오니 전화가 왔다
군군방송 아나운서

선생님! 어떻게 된거에요?
아니구 죄송합니다....과음으로....

그랬다
대학로
인사동
오지게 마셨다

사람이 좋아서
시가 좋아서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기도 했다가
그래서 사는 게 인생인가 싶기도 해서....
하하하하 이렇게 사는 게 인생이지 하면서...

아무튼 죄송합니다...만 연발하는데
휴가 가는 것은 아니죠?
다음 방송은 문제가 없는거죠?

이 방송과 나의 인연은 무엇인고?

아 오늘은 바람처럼 어디론가
스쳐 헤매고 싶다

긴긴 하루가 될 것 같다

죄 짓고는 못 산다는디....

바람아 말해다오
나 어떻게 해야 되니?

바람아 나 좀 데려가 다오
저 산등성이
아무도 오르지 않은 절벽 끝에
구름 한점 걸쳐 앉은
그 바윗돌
혹은 나무가지에 그리움처럼 매달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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