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비는 마지막까지 아이에게 바쳤다...큰가시고기 사랑

섬과 문학기행/시가 있는 풍경

by 한방울 2020. 8. 14. 10:16

본문

큰가시고기(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암컷이 유속에 흔들리며 수초 물어 나르기에 분주하다

그렇게 수초 둥지에 알을 낳고 죽어간 빈자리에

수컷이 밤낮없이 흰 지느러미를 흔들어 쌓는다

물살에 뒤틀리면 돌멩이에 몸을 걸치고 다시금

부화를 위해 줄창진 저 지느러미의 부채질

20여 일을 꼬박 밤새워 흔들어 쌓던 지느러미가

파랗게 멍들어 숨을 멈추던 날

수초더미에서는 가시고기 새끼들이 눈을 뜨고 있었다

치어들이 아비의 몸을 뜯어가며 세상에 눈뜨던 저 신성한 제례 앞에서는

어느 물고기도 아가미를 벌리지는 못했다

유어들이 어미의 속살로 세상 물살 헤치는 동강 섶다리에

아이들이 끌고 가는 송아지의 울음 높이곰 솟는다

 

- 박상건, ‘큰가시고기’ 전문

 

* 이글은 <데일리스포츠한국> <계간 섬>(www.sumlove.co.kr/) 에 실렸습니다.

 

기사 전문보기

www.sumlove.co.kr/newsView/isl202008140001

 

[시와 풍경] 박상건, ‘큰가시고기’

암컷이 유속에 흔들리며 수초 물어 나르기에 분주하다 그렇게 수초 둥지에 알을 낳고 죽어간 빈자리에 수컷이 밤낮없이 흰 지느러미를 흔들어 쌓는다

www.sumlove.co.kr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