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에게 길을 묻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나의 존재 이유는 오직, 하나
너의 길동무가 되는 일이다
마지막 기항지까지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일이다
하루 두 번 길 트는 바다에서
만남은 이별이고, 이별은 곧
만남이다
어느 길로 가야 하는가
머뭇거리는 그 순간, 비로소
여행은 시작되고
가까이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어깨 걸고
행진하는 파도소리
밤새 물이랑 마다 쭉정이 키질하고
뜨겁게 맷돌을 돌리고
푸른 상처 땀땀이 공구르는
등대 불빛
책갈피 넘기는 바다는, 동트는
수평선에서 책장을 덮고, 비로소
등대도 두 눈 지그시 감는다.
<월간 교육과 사색> 2 015년 2월호
<항로표지> 201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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