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④ (도종환-여백)
[詩가 있는 풍경] ④ 여백- 누군가를 위해 여백이 되어 주는 삶 언덕 위에 줄지어 선 나무들이 아름다운 건 나무 뒤에서 말없이 나무들을 받아안고 있는 여백 때문이다 나뭇가지들이 살아온 길과 세세한 잔가지 하나하나의 흔들림까지 다 보여주는 넉넉한 허공 때문이다 빽빽한 숲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뭇가지들끼리의 균형 가장 자연스럽게 뻗어 있는 생명의 손가락을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있는 빈 하늘 때문이다 여백이 없는 풍경은 아름답지 않다 비어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여백을 가장 든든한 배경으로 삼을 줄 모르는 사람은 - 도종환, '여백' 전문 눈 내리던 숲에서 잠 못 이루고 날을 지샌 적이 있었다. 그 새벽 하늘에 잎이 다 진 가지들. 먹고 남은 전어 가시 같던 가지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하늘에 판박이..
섬과 문학기행/시가 있는 풍경
2004. 2. 12. 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