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감상] 길을 지우기도 하고 길을 열어주기도 하는 '눈'
살을 에는 겨울 추위에 지친 인간은 제각기 자신만의 귀가길을 서두르는데 왜 눈은 하얗게 하얗게 내려야만 하는가 하얗게 하얗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바닥을 향해 투신하는 눈 눈은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녹을 줄을 안다 - 오세영, ‘눈’ 중에서 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 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 쬐그마한 숯덩이만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굴뚝새가 눈보라 속으로 날아간다. 길 잃은 등산객들 있을 듯 외딴 두메마을 길 끊어놓을 듯 은하수가 펑펑 쏟아져 날아오듯 덤벼드는 눈, 다투어 몰려오는 힘찬 눈보라의 군단, 눈보라가 내리는 백색의 계엄령. 최승호, ‘대설주의보’ 중에서 2021년 새해 첫 폭설은 대단했다. 그날 저녁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안에 새로..
섬과 문학기행/시가 있는 풍경
2021. 1. 15.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