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로즈호텔 요코하마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연기된 가나가와현 한국인합동신년회가 열렸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가나가와현본부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2021년 대한민국 정부포상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외교부 포상의 영광을 안은 주인공은 재일교포 무용가 천명선. 표창 수여는 정의용 외교부장관을 대신해 요코하마 윤희찬 총영사가 대신했다.
화제의 무용가 천명선은 대구 출신으로 1965년 전통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1974년 한국예총 경북지부 특상 수상, 1997년 전주 대사습 전국대회 무용부 장원, 전국 국악 전통예술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국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던 그는 전주대사습 전국대회 무용부분 심사위원 등 굵직굵직한 전국대회 심사위원을 도맡았고 1982년 문공부장관상, 1996년 문체부장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전통무용의 원로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한국무용에 대한 열정은 계속돼 1995년 이후 미국, 중국, 호주, 캐나다, 독일, 헝가리, 러시아 등 해외공연을 무려 150회 이상을 소화해냈다.
그는 1995년 대구시에 전통무용연구원, 1997년 9월에는 일본 가나가와 한국회관 내에 전통무용연구원을 설립해 우리나라 전통무용 보급과 후진 양성에도 진력했다. 특히 재일한국인 청소년들에게 한국문화를 통한 민족적 소양을 키우는 데 주력하면서 재일한국인 3~4세 초등학생들로 코리안제르스를 구성해 대외적인 국제대회와 한국민단 각종 행사에 우리 공연을 선보였다.
2007년 8월 15일 일본 가나가와현 민단은 광복절 62주년 행사를 요코하마 간내홀에서 장장 5시간 동안 치렀다. 이날 행사는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크게 보도될 만큼 화제였다.
일본에는 48개 민단 지부가 있다. 특히 가나가와현 본부에는 9개 지부가 있고 민단 중에서 유대관계가 끈끈하고 유일하게 전통문화를 통해 동포 2세와 3세들에게 조국에 대한 향수와 민족정신을 고양하는 일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1997년에 무용가 천명선를 중심으로 시작해 2000년 문화사업추진위원회를 새로 꾸려 천명선 위원장이 위촉됐다. 천 위원장은 이날 광복절 62주년 행사를 한국 전통예술 특별공연 중심으로 기획하고 연출했다.
천명선 문화추진위원장은 “세월이 흐를수록 동포들의 위상은 견고해지지만, 가슴 깊이에 뿌리내려야 할 애국심과 전통문화의 가치관이 서서히 사라진 듯 해 안타깝다”면서 “특히 젊은 층에서 우리 것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일본문화에 휩쓸려 가는 걸 볼 때마다 가슴 아파 전통문화 전승에 진력한다”고 토로했다.
가나가와현 민단 사무실에는 ‘민단가’가 걸려 있다. “맑은 하늘 꽃피는 동산 그리운 내 조국/가슴에 지니고 힘차게 사는 우리는 대한의 겨레/이성의 풍상은 거칠고 매워도 우리 앞길 막을 자 없나니/보아라 눈보라 무릅쓰고 피어나는 매화꽃”
‘매화꽃’의 의미를 웅변하듯 민단 건물 7층에는 각종 전통악기를 구비한 청소년 전통문화 도장이 자리 잡고 있다. 동포 2세와 3세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예술 전승 작업을 주도하는 거점이다. 당시 광복절 행사장에서 2세와 3세들이 펼치는 열정적인 한국무용 공연에 관람객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후손들을 통해 우리 것에 대한 긍지와 조국에 대한 향수, 그리움 등 만감이 교차했을 터이다.
민단의 거점인 가나가와한국회관 2층 문화사업추진위원의 활동 공간으로써 도장을 개설했는데 천 위원장은 사비 2000만엔(한화 2억1천만원)을 기부해 일본 내 한국문화 전파와 전승의 거점으로 삼았다. 그리고 가나가와현과 경기도 자매결연을 추진해 경기도 문화자문관도 역임하며 한일문화교류에도 앞장섰다.
무용가 천명선은 현재 민단 문화추진위원장, 일본동부 민주평통 자문위원, 경북도민회 상임이사, 한국·일본 천명선문화아카데미 연구소장, (사)섬문화연구소 국제교류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 이 글은 데일리스포츠한국, 계간섬, 전자신문, 뉴스인, 국제뉴스, 경기매일 등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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