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구름이 하늘일 순 없잖아' 표지(적경스님, 북락)
청아한 수행자가 전하는 ‘마음 다스리기’ 명상록
적경 스님의 명상록, 관계의 삶 속에서 행복을 꽃피우는 길
『구름이 하늘일 순 없잖아』는 편안하고 따스한 메지지로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꿈과 용기를 전해주며, 관계 속의 인생, 사랑과 행복, 소통과 마음의 관계로 연결된 인생, 말처럼 실천으론 잘 안 되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수행자인 저자가 그 방도를 일러준다.
특히 이 책은 삶이 고통스러울 때, 인생이 힘들고 마음이 괴로울 때, 위로받고 싶을 때, 새 용기를 얻고 싶을 때 펼쳐보면 따뜻한 힘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더불어 번잡함을 벗어나 명상수행자의 길을 걸어온 적경 스님이 ‘구름 위의 하늘을 보는’ 마음 다스리기의 비밀을 통해 ‘진짜 하늘을 본’ 순간의 통찰들을 친근하고 편안한 어조의 엽시(葉詩)로 담아내고 있어 누구나 읽기 쉽게 엮어져 있다.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겐 숨 가쁜 일상의 템포를 한 박자 늦추고 숨 고를 쉼표 한 마디가 절실하다. 잰 걸음을 멈추어 본 순간, 비로소 찾아오는 평온한 심박과 맥박-. 한 박자 멈추어 선 수도자의 여유로운 내면, 그 평화로운 풍경에 초대된 독자들의 호흡 또한 어느새 나직하게 얼레지고 깊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고통입니다.
모든 갈등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꽃피워 낼 수 있어야 합니다.”
(31P)
온갖 복잡한 감정들과 욕망, 번뇌들로 시시각각 변모하며, 때로는 회색빛으로 가득 채워지곤 하는 구름하늘 같은 중생의 마음. 우리는 그런 구름하늘을 곧, 하늘 그 자체인양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적경 스님과 함께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마음의 하늘 길을 찬찬히 바라다보면, 그리하여 내 주변과 내면의 풍경을 똑바로 들여다보다 보면, 뜨여진 심안(心眼)으로 가려진 구름 뒤의 내면, 푸른 하늘의 햇살을 다음과 같이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경험하세요.
나의 경험의 눈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려 한다면
자칫 오해이기 쉽습니다.
그러니 그저 경험만 하세요.
배려는 사랑의 다른 이름입니다.”
(79P)
“두려움의 뿌리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그대 안에 있다.
무엇에 걸려 있는가?
그대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114P)
멈춰 서서 바라보다보면 이젠 곧 ‘알아채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가물었던 가슴에 뿌려지는 빗방울 같은, 소소하지만 또 소소하지 않은 선(禪)적 ‘통찰’의 순간들-, 작은 깨달음들이 죽비처럼 내리친다.
“지성은 명료함이다.
의존적인 것은
지성적이지 못한 것이다.”
(171P)
“자존감은 자신에게 부여하는 내면의 힘이고,
자존심은 상대를 통해 형성되는 마음 상태이다.
자존감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라면,
자존심은 상대와의 비교 속에 형성되는 포장이다.”
(126P)
일상의 부대낌 혹은, 그 반대편 바람 한 줄기의 여백 속에서 적경 스님이 건져 올린 살아 쉼 쉬는 진솔한 명상의 편린들. 일기도 설교도 아닌, 가벼운 혼잣말 같은 엽시설법의 어떤 대목에선 뜨끔하고 부끄러우며, 또 어떤 대목에선 배시시 미소가 번진다. 진리를 캐고 받아들이는 구도자의 걸음걸음을 쫒는 독자의 마음속에도 웅숭깊은 포용력으로 자신을 낮출 수 있고,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와 감사가 일 것이다. 그를 통한 거듭남과 자유를 함께 경험해보자.
“삶의 가치는 성장에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매 순간 알아차림의 힘을 키우며
스스로를 보석처럼 가꾸는 삶이되기를 기원합니다.”
(182P)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우리는 적경 스님의 메모작업들이 그 자체로 구름으로 둘러싸인 내면의 아집, 그 마음거울의 먼지를 끊임없는 마음수행으로 닦아내며, 내면의 지혜와 자비의 하늘을 맑게 닦아내는 구도의 과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구름을 걷고 푸르고 드넓은 하늘을 여는 수행자의 예경, 향기롭게 피어오르는 그 기도 속에 비로소 열리는 진짜 하늘 아래서 독자들도 어느새 찾아온 작은 평화와 진정한 ‘쉼’의 순간을 대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직면하는 내면의 마음거울을 닦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구름이 곧 하늘일 수는 없기에-, 진짜 하늘을 열기 위해서-,
“태양은 만물을 성장시키기 위해
빛을 발하는 일이 없다.
그저 유기적인 관계로 빛을 발할 뿐,
만물이 그 빛을 받아 스스로 성장할 뿐,
간섭해서는 안 된다.
그저 사랑의 마음을 유지하면 그뿐이다.”
저자 적경 스님은 편안하고 따뜻한 ‘가피 명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꿈과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친근한 이웃 같은 스님이다. 스님은 마음과 실천으로 하는 공감적 메시지를 통해 삶의 문제에 다가가고, 추상적인 삶의 문제와 의미들을 구체적이고도 알기 쉽게 전달하는 시적 화법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1989년 현호스님을 은사로 득도.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 봉인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으며,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가피 명상’을 강의하고 있다.
박상건(시인. 섬문화연구소장)
* 이 글은 <데일리스포츠한국> <리빙tv> <오아이뉴스>에도 보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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