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도(사진=문화재청 제공)
3월의 무인도, 봄빛 찬란한 사수도
해수부 제주와 완도 사이 해녀와 새들의 보금자리 선정
해양수산부는 3월의 무인도서로 남쪽바다의 섬 ‘사수도’를 선정했다. 사수도는 국내 영해기점 무인도서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제주에서 시작된 봄이 육지로 넘어오는 관문이다.
사수도는 과거 <세종실록지리지>, <남사록> 등에 ‘사서도(斜鼠島 또는 麝鼠島)’로 기록된 것을 보아 섬 이름이 쥐나 노루와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그 음만 남아 사수도(泗水島)로 부른다.
사수도는 완도 본섬에서 약 40km, 제주도에서 약 42km 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완도항에서 제주항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고 1시간 반 가량 가다보면 만날 수 있다. 과거에는 완도와 제주도 간 행정구역을 두고 일부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제주도 추자면에 속한다.
이 섬은 전남 완도군 소안도 앞 바다와 북제주군 제주해협 해상에 떠 있는 섬으로 완도군은 장수도(幛水島)라고 부르고, 북제주군은 사수도(泗水島)라고 부르며 소유권 분쟁을 겪은 섬이다. 26년 동안 관할권 분쟁을 하다가 헌법재판소로 가게 됐고 결국 제주도 소속이 되었다.
사수도 주변 바다는 예로부터 황금어장으로 꼽혔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제주도 읍지인 이원진의 <탐라지>에는 사수도에 대해 ‘섬 남쪽에 어선이 무리 지어 모여든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사수도 인근에서 어민들이 한 해에 약 1,800톤에 이르는 삼치와 방어를 어획하는 등 풍성한 수확을 올리고 있다.
면적이 138,701㎡에 이르는 섬 전역에는 왕후박나무, 동백나무, 방기, 생달나무, 보리밥나무 등 9종의 상록활엽수림이 우거져 있다. 후박나무 위에는 천연기념물 제215호인 흑비둘기가 서식하며, 나무 아래에는 희귀한 여름철새인 슴새가 굴을 파고 알을 낳는다. 흑비둘기와 슴새는 알을 단 1개만 낳기 때문에 천적이 적은 무인도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수도(사진=해양수산부 제공)
사수도는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333호, 1982년)과 절대보전 무인도서(2014년)로 지정되어 있으며, 허가를 받은 해녀 등 일부 경우 외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사수도는 우리나라 영해의 남쪽 시작점을 알려주는 영해기점이자 다양한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태자원의 보고로, 우리가 보전해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라며 “앞으로도 무인도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여 무인도서가 가진 가치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우리 무인도서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이달의 무인도서’를 선정하여 소개하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부산 영도 ‘생도’, 2월에는 전남 신안 ‘고서’를 선정하였다.
박상건(섬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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