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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여론조사는 뒤집어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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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방울 2010. 5. 2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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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여론조사는 뒤집어 읽어라?
[6·2지방선거 기고] 판박이 선거보도에 식상…유권자들 인물 위주 지지성향 보여

 

 

 박상건 / 성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 

                                        

 

6월 2일 지방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요한 일전이다. 4년 동안 지역 살림을 맡길 사람을 뽑는 것이다. 지난 민선 4기 기초자치단체장 10명 중 1명이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직위를 상실했고, 각종 인허가권을 둘러싼 잡음과 비리들이 끊이지 않았던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3.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거듭하고 있다. 선거는 유권자들의 즐거운 축제여야 한다. 후보자들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선거 때마다 선거판을 뒤흔들어온 사건들이 있었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현명한 유권자들은 더 이상 그런 ‘바람’ 몰이에 휩쓸리지 않는다. 

의도성 엿보이는 여론조사 결과 보도

일례로 내로라는 언론사들이 보도하는 여론조사를 뒤집어 읽는다는 유권자들이 많다.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해당 매체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의도성을 갖고 발표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

실제 한 유력 일간지가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여론조사를 하면서 특정정당 지지자가 밀집된 지역을 샘플로 삼았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이를 간파한 선거 캠프는 자체 여론조사를 외부에 의뢰하고 분석하여 언론사마다 다른 격차와 자체 여론조사 결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편차를 찾아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언론사들의 이번 지방 선거보도를 보더라도 지극히 주관성이 개입된 기사들이 많이 눈에 띈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작성한 해설기사를 분석해보면 후보자를 순위대로 보도하지 않고 특정후보 중심으로 ‘앞서’, ‘뒤쫓아’, ‘추격’ 등 표현을 쓴다. 저널리즘의 기본을 방기한 경우다. 또한, 순위에 들어 있는 후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저조한 지지율 후보를 애써 부각하려는 기사들도 있다.

달라진 유권자들의 인식

교육감선거는 후보들이 많아 아예 관심도 갖지 않던 유권자들이 보수-진보 진영 간에 단일화가 이루어지면서 관심이 커가고 있다. 또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홍수처럼 쏟아지는 백화점식 공약, 종합선물세트 정책 패턴 속에 참신한 인물과 특이한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유권자들이 선거를 바라보는 눈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여전히 하나마나한 공약과 상대방 헐뜯기 등이 되풀이되는 선거판에 대한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도덕성과 자질론을 근거로 한 인물 중심의 선택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유권자의 지지성향이 정당이나 그저 그런 정책보다는 인물 위주가 되고 있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은 무응답과 부동층 유권자들의 자기만의 후보 선택 기준이 바닥 깊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서울 구청장 후보들의 눈에 띄는 공약

서울의 25개 구청장 후보들 홈페이지를 더듬어보았다. 아예 블로그, 미니홈피, 트위터 등에 선관위에 제출한 기본 신상만 올려놓은 채 출마한 배짱 있는(?) 후보가 있는가 하면, 거의 모든 후보들이 급식, 교육, 보육, 일자리 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이한 공약들도 눈에 띄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민주당 후보는 ‘걸어서 10분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구혜영 광진구청장 한나라당 여성후보는 슬로건을 ‘엄마 구청장’이었다. 마포구청장 한나라당 권종수 후보는 ‘선유도로 가는 보행자 전용 교량 건설’을, 민주당 박홍섭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이 자리한 동교동에 기념사업단지를 만들어 민주화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인권변호사 출신 박형상 중구청장 민주당 후보는 ‘안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박 후보는 전시성 이벤트 사업, 연말이면 보도블록 파헤치기,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으로 쓰는 것, 의회와 알력다툼, 인사비리, 불법청탁 등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여야 후보들의 공약이 동일한 경우도 있다. 종로구청장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는 각각 ‘인구가 늘어나는 종로구’, ‘사람 살기 좋은 종로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자꾸 떠나는 사람들을 살고 싶은 종로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투표는 국민의 귀중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주인이 곳간을 관리할 대리인에게 열쇠를 맡기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구경꾼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이 글은  인터넷서울타임스(http://www.seoultimes.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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